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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원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고뭉치' 금감원을 어찌 할꼬..
최흥식 원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고뭉치' 금감원을 어찌 할꼬..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7.09.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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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감사로 드러난 '민낯'..방만경영-부당채용-부당 주식거래-채용비리로 대수술 불가피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우 기자] 새로 취임한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에게 초비상이 걸렸다. 감사원 감사에서 불법 채용 등 각종 비리 의혹이 드러난 탓이다. 이에 금감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해 강도 높은 내부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음주운전 대거 적발에 이어 부당주식거래에 채용비리까지 땅에 떨어질대로 떨어진 권위와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강도 높은 예산 통제 및 조직 쇄신과 함께 고위직에 외부 인사 수혈 등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감사원은 20일 금감원에 대한 기관운영감사를 실시해 채용비리와 부당 주식거래, 음주운전 등 직원들의 비리 결과를 발표했다.감사원은 부당한 채용업무를 주도한 전 총무국장 등 4명에는 중징계를, 직원 2명에 대해서는 문책(경징계 이상)을 요구했다.

또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한 직원에 대해 적정한 조치를 하고, 금융거래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직원 23명에 대해 자체적으로 점검하도록 통보했다.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음주운전으로 기소된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12명을 금감원에 알렸다.전날 결과를 통보받은 금감원은 감사원 결과 내용을 확인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이번 감사 결과를 금감원 임직원 모두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대대적인 내부 개혁 없이는 금감원의 위상을 되찾을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금감원은 이미 인사 조직문화 혁신 위원회를 가동 중으로 다음달까지 구체적인 쇄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신임 최흥식 원장 지시로 부서별로 금감원 개혁을 위해 필요한 과제들을 모으고 있다. 특히 채용과정 전반을 점검해 중앙정부 수준의 공정성·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채용 절차에서 주관이 개입될 수 없도록 전면 블라인드 방식 도입, 서류전형 폐지, 외부 면접위원 참여 등을 논의 중이다.

이와 함께 금감원이 1999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과다한 상위직급의 인력을 감축하는 노력을 하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기재부는 팀장 이상 관리직 비율을 9%, 평균팀원은 15명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은 전직원 중 1∼3급(팀장 이상)이 45.2%에 달하고, 292개 팀의 팀원은 평균 3.9명에 그치는 등 비효율적 운영을 하고 있었다.

금감원은 국내 금융회사에 대해 검사·감독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인데도 미국, 홍콩 등 8개 국외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수행 업무도 인터넷 등으로 국내에서 수집 가능한 정보가 대부분(98.2%)을 차지해 예산낭비의 우려가 있었다.임직원에 대한 내부통제가 미흡했던 점도 감사결과 확인됐다.금감원은 임직원이 자기 명의로 신고된 증권계좌로 금융투자상품을 매매·신고하는지 관리해야 함에도 내부규정에 이러한 내용을 확인할 수단을 마련하지 않은 것이다.

이 가운데 금감원 소속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장모 명의의 계좌를 통해 2013년부터 4년간 주식 등 735억원(누계)에 육박하는 금융투자상품을 매매했다.특히 채용 분야에서도 평가점수의 임의 수정 등 다양한 불법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5급 신입 일반직원 채용 과정에서는 B국장이 특정 인원을 합격시키기 위해 계획에 없던 채용 예정인원을 늘릴 것을 지시했고, 당초 필기와 면접뿐이었던 평가 기준에도 '세평'(世評)이 도입되기도 했다.그결과 '부정적 세평'을 이유로 3명이 탈락했는데, 추가합격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지원분야도 다르고 예비후보자보다 후순위자를 합격시켰다. 또 추가된 합격자에 대해서는 세평 조회도 시행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포함해 감사원은 통보 23건, 문책요구 6건(8명), 인사자료 통보 3건(3명) 등 52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이중 A씨 등 2명은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고, 직원채용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3명에 대해서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수사요청했다.

최흥식 원장은 첫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감독기구로서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내부 쇄신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며 "10월 말까지 최종 안을 수립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앞으로 인사 태풍도 불 전망이다. 최 원장이 지난 11일 취임하면서 부원장보 이상 금감원 임원 13명은 전원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여기에 이번 감사 결과로 국실장급을 포함해 수십명은 징계 대상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변호사 채용 과정에서 전직 국회의원 아들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징역이 선고된 김수일 부원장의 사표는 수리됐다. 김 부원장을 제외한 금감원 임원 12명의 거취는 인사검증 등을 거쳐 정해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새 정부의 첫 금감원장인 최 원장이 대대적인 조직 쇄신을 예고한 만큼 임원 인사폭은 클 가능성이 있다"며 "수석 부원장을 포함해 부원장 3명은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고 부원장보들도 임기와 상관없이 인적 쇄신 차원에서 상당수가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검증을 거쳐 다음 달께 임원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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