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4:25 (금)
금감원의 우려할 '금관(金官) 유착'
금감원의 우려할 '금관(金官) 유착'
  • 임성수 편집위원
  • 승인 2017.09.24 21:39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면피’용 개편음직임 곤란..개인 비리 이슈로 보면 또 반복할 판

[금융소비자뉴스 임성수 편집위원] 잇따른 '채용비리' 의혹으로 벼랑 끝에 몰린 금융감독원이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선다고 한다. 다음 달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임원 전원교체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또 그동안 권역별 '편 가르기'와 특정 인사에 대한 '줄서기'로 자리를 꿰찬 간부들의 대폭 물갈이가 예고된 상태다.

이에 앞서 금감원 임원 13명은 최 원장에게 일괄 사표를 냈다. 이들 중 김수일 전 부원장의 사표만 수리된 상태다. 김 전 부원장의 사임 배경은 채용비리다. 그는 임영호 전 국회의원 아들의 특혜 채용에 관여한 혐의로 징역 1년이 선고됐다. 이 사건은 김 전 부원장과 이상구 전 부원장보(징역 10개월)의 기소로 일단락됐다. 뒤이어 채용비리 의혹이 또 터졌다. 감사원 감사 결과 의혹에 연루된 임원은 서태종 수석부원장과 이병삼 부원장보 등 2명이다.

국회의원 아들 경력변호사 채용에 이어 공채 선발에서도 비리가 드러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여론의 뭇매를 맞고, 검찰 수사 선상에도 올랐다. 최흥식 신임 원장은 강도 높은 내부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이것이 근본적인 개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채용 과정의 투명성이나 방만한 조직 운영 문제에 대한 지적이나 여론의 질타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유야무야 넘어간 전력 때문이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 때도 금감원은 여론의 호된 질타외 비난을 받았다. 오죽하면 ‘금융강도원’이라는 치욕적인 오명을 듣기도 했다. 그리고 뼈를 깎는 각오로 자성과 쇄신을 다짐했다. 그러나 말 뿐이었다. 금감원은 이번 위기를 돌파하지 못할 경우 회복할 수 없는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몰려 있다.

금감원은 이번 감사원 감사에서 인사비리 못지않게 관리직(1~3급)이 전체 직원(1927명)의 45.2%(871명)에 이르러 “상위 직위 수에 맞춰 감축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이 또한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이런 꼼수는 2014년 감사 때 들통이 났다. 당시 감사원은 “상위직 인력이 무분별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했는데 역시나 금감원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고, 그 결과 이번 감사에서 더욱 악화한 간부 직급 과다 문제가 드러났다.

이런 방만한 조직운영의 배경에는 공기관도, 사기업도 아닌 애매한 금감원의 정체성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은행이나 예금보험공사와 같은 무자본특수법인인 금감원은 정부부처처럼 엄격한 예산·조직 통제를 받지도, 기업체처럼 이윤창출 압박을 받지도 않는다.

우리는 금감원이 방만한 조직운영을 고치기 위해서는 예산·조직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감사원은 금융위가 금감원이 조직·인력을 방만하게 운영하는 것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감독분담금을 부담금관리법에서 규정한 부담금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개혁에는 먼저 금융위원회의 협조가 필요하다. 감독부처로서 금융위가 제대로 기능을 해야 산하기관인 금감원이 제대로 된 개혁의 길을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위와 금감원이 경쟁적으로 민간인 자문단과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있다.

금융위는 금융행정혁신위원회와 ‘자본규제 등 개편 태스크포스팀’을 잇따라 출범시켰다. 혁신위는 민간 금융전문가로, 자본규제 개편 TF 역시 금융당국 관계자와 금융연구원·보험연구원·자본시장연구원 등 민간 금융전문가들이 다수 포진됐다. 금감원도 이달 들어 3개의 자문위를 동시에 가동했다. ‘금융소비자 권익제고 자문위원회’와 ‘금융감독·검사·제재 프로세스 혁신 TF’ 등인데 전부 학계 출신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이 여론의 비난과 눈총을 피하기 위한 일시적인 ‘면피’용 음직임이 아니기를 바란다. 결국 예산·조직권을 얼마나 내려놓는가가 내부개혁의 진정성을 가늠할 척도가 될 것이다. 아울러 이번 금감원 문제를 개인 비리 이슈로 판단하고 접근하면 현 감독체계를 유지하는 한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어떻게 감독기관을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독립적으로 만들어가고 그에 대한 책임성을 부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