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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카카오뱅크, 설립취지 어긋나게 '고신용자 영업행태' 빈축
케이뱅크-카카오뱅크, 설립취지 어긋나게 '고신용자 영업행태' 빈축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7.10.2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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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신용자 대출 비중 11.9%로 국내은행 17.5% 보다 낮아..기존 금융권 신용평가 데이터까지 넘봐

[금융소비자뉴스 박미연 기자] 최근 금융권에서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인가 절차상 특혜 논란이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고신용자 위주의 영업행태에 대한 비난이 이어진다. 그동안 간편한 대출로 속 편한 장사를 해온 인터넷전문은행이 이제는 중금리 대출을 늘리라는 여론을 내세워 기존 금융권의 신용평가 데이터까지 넘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중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명문으로 설립됐지만 설립 취지에 어긋나는 영업행태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리스크가 낮은 중금리 대출을 핵심수익 모델화 하겠다고 밝혔으나, 중신용자 대출 비중은 11.9%로 국내은행의 17.5% 보다 낮아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영업 형태를 보이고 있다.

케이뱅크는 중신용자 대출을 심사한 13만3577명의 79%에 해당하는 10만5417명이, 카카오뱅크는 심사 고객 6만6624명 중 66%인 4만4252명이 대출을 거부당했다. 특혜 수준의 은행업 인가를 받은 인터넷은행이 실제 영업 과정에서 고신용자 대출만 취급하고 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최근 민간 부문의 중금리 대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업계와 첫 회의를 진행했다.이는 지난 16일 금융위에 대한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민간 부문의 중금리 대출 공급을 늘릴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데 대한 후속조치 성격이다.

그러나 고신용자 중심의 신용대출로 국회의 질타를 받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신용보강을 위한 중저신용자 데이터 공유를 요구하면서 금융권의 빈축을 사고 있다.

당시 국감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은 중신용자 대출을 상당수 거절한 영업 행태가 거론되며, 중금리 대출 공급에 기여하겠다는 설립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에 이날 회의에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농협, 신협 등 다수의 상호금융권과 금융협회들이 참석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첫 회의인 만큼 금융위는 대출 공급 확대에 필요한 건의사항을 듣는데 치중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은 신용평가 데이터 공유와 대출계좌 이동제라는 예상치 못한 의견을 제시했다. 우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기존 금융권이 보유하고 있는 중저 신용자의 특성을 알 수 있는 소득이나 통신, 소비명세 등의 신용정보를 공유하고 싶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중금리 대출을 본격적으로 공급하려면 고도의 데이터와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이 필요한데, 현재로썬 축적된 데이터가 부족해 이를 구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현재 대표적인 중금리 정책 상품인 사잇돌 대출을 공급하는 저축은행이 대부업체의 정보를 공유하듯이 자신들도 은행이 보유한 데이터를 사용하고 싶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을 두고 금융권은 사실상 인터넷전문은행이 당분간은 중금리 대출을 확대해 공급할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평가를 하고 있다.우선 보증 중심으로 공급하되 내부 신용평가 시스템이나 은행 간 자유로운 경쟁 환경이 구축된 이후에 차차 중금리 대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속내다.

신용 데이터 공유와 계좌이동제에 대해 금융권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 취지가 무색한 이기주의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보증기관이나 금융협회, 금융회사가 보유한 신용정보는 엄연히 거래 상대방이 있는 자산인데 이를 공유하자는 것은 매우 민감한 문제"라며 "인가 당시 컨소시엄에 포함된 통신사와 유통사가 보유한 데이터로 차별화된 신용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는 어디로 간 거냐"고 꼬집었다.

대출계좌 이동제에 대해서도 금융 소비자를 내세워 인터넷전문은행에 유리한 경쟁 환경을 만들려는 속셈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금융 소비자에게 대출은 채무지만, 금융회사에 대출은 자산인데 이를 옮길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은 공정 경쟁의 취지에서 벗어난 발상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금융권의 반응에 대해 인터넷전문은행은 당장 중금리 대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현실적인 고민을 언급한 것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대부업체의 정보를 사용하듯, 자체 데이터가 축적되는 시간을 줄이는 차원에서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기존 데이터를 사용하고 싶다는 뜻이었다"며 "대출계좌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면 그만큼 소비자 입장에서 이익이 될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고금리 대출이 중금리로 전이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도 1 금융 은행인데 대출 리스크를 선제로 관리하기 위해선 정확한 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해야 한다"며 "하지만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라는 지적과 당초 취지를 앞당겨야겠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향후 추가 논의를 통해 민간 부문 스스로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선 당국이 제도적인 부문에서 중금리 대출 공급을 늘리는 데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한 자리였다"며 "업계와 추가로 논의해 민간 스스로 중금리 대출을 확대 공급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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