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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한은의 통계 신뢰성
중앙은행 한은의 통계 신뢰성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7.10.2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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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들도 고개를 갸웃한 '3% 성장 전망' 겉과 속

[금융소비자뉴스 최영희 기자] 한국은행은 중앙은행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국민경제 조사기관이다. 국민소득(GDP)을 집계하며 경제성장률을 산출한다. 그만큼 신뢰와 권위를 자랑한다.

그런데 올해 경제성장률을 종전보다 0.2%포인트 오른 3.0%로 전망한 데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수치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다소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소득주도 성장이 정책 효과가 클 것이라는 한은의 분석에는 ‘갸우뚱’ 하다는 반응이다.

올해를 2개월가량 앞둔 상황에서 여러 민간 연구기관은 한은과 달리 3% 미만의 성장률을 전망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2일 올해 성장률을 2.8%로 낮췄다. 또 LG경제연구원은 2.8%, 현대경제연구원 2.7%를 제시했고 한국개발연구원(2.6%)도 올해 성장률을 2%대 후반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차이가 투자와 내수에 대한 기대치에서 비롯한다고 말한다. 민간 연구소들은 투자 부문의 경우 반도체 주도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상승세가 약해졌다는 것을 주목했다. 내수에 대한 시각차도 있다. 한은은 긍정적인 시각이 두드러진다. 정부 안팎에서도 소비 회복세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반면 이주열(사진) 한은 총재는 “(일시적인) 추석 연휴 효과도 있지만 소비가 9월 들어 확대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내수가진작된다면 매우 좋은 일이다. 하지만 한은에서 혹시라도 문재인정부가 추구하는 소득 주도 성장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면 그것은 다소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부의 경제정책에 놓고 국민들이 한은의 믿음이 크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한은의 통계에 정치적인 판단에 작용하면 안된다는 뜻이다.

이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 시작됐다. 집권 6개월이 지난 지금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이 정책이 기업·자영업의 투자와 고용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국민들은 현실적으로 현재의 경기상황을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민간소비도 질적으로 좋아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득주도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것이 공통적인 견해다. 지금 중요한 건 3% 성장 달성 여부보다 구조개혁을 통한 성장의 질을 높이는 것이 아닐까.

한은과 통계청 간의 상이한 통계결과도 문제다. 통계청에서 작성하는 지역내총생산(GRDP)은 지역단위 경제상황에 대한 핵심지표다. 한국은행 대표적인 경제통계인 국내 총생산(GDP)과 이론적으로 같아야 한다. 그런데 작성 방법·목적이 달라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의 통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은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한국은행 국내총생산(GDP)과 통계청 지역내총생산(GRDP)에 대한 변동폭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통계청의 GRDP와 한국은행의 GDP가 최소 4162억원(2012년)에서 최대 1조7928억원(2015년)의 차이가 난 탓이다.

또한 통계청의 GRDP 성장률과 한국은행의 실질 GDP 성장률도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3번 불일치를 나타냈다. 설비투자, 광공업생산, 기업 연구개발비 R&D 등 통계에서도 두 기관이 계속해서 다른 수치가 나온다. 2011년 9월 통계청과 한국은행은 ‘통계업무 협력 약정(MOU)을 체결했으나 최근까지도 GDP 작성 이관 문제를 두고 통계청과 한국은행이 부처 간 힘겨루기가 이어진다.

이같은 논쟁은 결국 두 기관 간의 ‘밥그룻 싸움’으로 국민들에게 비쳐질 우려가 있다. 두 기관의 협력체계 구축으로 가장 정확한 통계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기관이 대결하기보단 경쟁·보완하는 등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은은 우리나라 중앙은행이다. 가장 공정하고 중립적인 통화신용정책을 집행하면서 통계도 정확하고 신뢰를 받아야 한다. 혹시라도 정치적 배경이나 예단을 갖고 통계결과를 내놓는다면 그것은 그동안 쌓아온 권위와 위상에 흠집을 내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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