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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10년전 월드컵 영광 재연...4강 진출 쾌거
홍명보호, 10년전 월드컵 영광 재연...4강 진출 쾌거
  • 민예은 기자
  • 승인 2012.08.0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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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명보 감독의 올림픽축구대표팀이 영국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축구 4강에 진출했다.

 홍명보(43)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5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카디프의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열린 개최국 영국과의 2012런던올림픽 축구 8강전에서 연장전을 포함한 12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신승했다.

 한국은 오는 8일 3시45분 온두라스를 힘겹게 꺾고 올라온 브라질과 결승행 티켓을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인다.

 1승2무 B조 2위로 8강에 오른 한국은 2승1무, A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한 영국을 맞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이날 개폐식 돔 경기장인 밀레니엄스타디움은 지붕을 덮어 홈팬들의 응원소리를 더욱 크게 했다. 7만4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은 매진됐다. 대부분 영국 팬들이었다. 한국은 경기 외의 변수들과도 힘겨운 사투를 벌였다.

 홍명보 감독은 김보경(23·세레소 오사카) 대신에 지동원(21·선더랜드)을 처음으로 선발로 내세웠다. 결과적으로 지동원의 선발 카드는 적중했다. 지동원은 전반 28분 그림 같은 선제골로 기대에 부응했다.

 경기 시작 7분 만에 오른쪽 풀백 김창수(27·부산)가 오른 팔꿈치 부상으로 교체돼 나가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오재석(22·강원)이 들어왔다. 예상하지 않았던 선수 교체였다.

 그러나 예상 밖으로 한국은 침착하게 맞서며 페이스를 끌고 왔다. 높은 볼점유율로 영국의 템포를 죽였다.

 주도권을 잡은 뒤 전반 14분 지동원이 왼발 슛, 18분에 박주영이 다이빙 헤딩슛으로 좋은 기회를 연이어 보였다. 영국은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기어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28분 박종우(23·부산)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왼쪽 측면으로 가로질러준 롱패스를 기성용(23·셀틱)이 가볍게 발로 떨어뜨렸고 지동원이 강력한 왼발 슛으로 연결해 영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꺼낸 지동원 선발 카드가 적중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다.

전반 33분 수비 진영 오른쪽 측면이 완전히 허물어졌다. 영국이 찬스를 놓치지 않았고 라이언 버트란드(첼시)가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 공이 오재석의 팔에 맞으면서 페널티킥을 내줬다. 애런 램지(아스날)가 가볍게 동점골로 이었다.

 1-1 동점을 허용한 지 4분 만에 또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황석호(23·산프레체 히로시마)가 골문으로 쇄도하던 스터리지(첼시)를 발로 걸어 넘어뜨린 것.

 정성룡(27·수원)은 페널티킥 골을 두 번 허용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램지가 키커로 나서 오른쪽으로 깔아 찼지만 정성룡의 완벽한 선방에 막혔다.

 전반을 1-1로 마친 양팀은 후반전에 들어서 공격의 피치를 올리며 한층 더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한국의 미드필드 진영에서의 압박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최전방에 있는 공격진들도 적극적으로 가세해 영국의 공격 루트를 차단하는데 주력했다.

 변수가 생겼다. 후반 7분께 마이카 리차즈(맨시티)와 골키퍼 정성룡이 서로 크로스를 따내기 위해 경합 중에 부딪혀 약 5~6분 동안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두 선수 모두 뛰는 듯 했지만 잠시 후 뛰기 힘들다고 판단돼, 모두 교체됐다.

 리차즈는 크레이그 도슨(웨스트브롬위치)으로, 정성룡은 이범영(23·부산)으로 각각 교체됐다. 이범영이 이번 대회에서 골키퍼 장갑을 낀 것은 처음이다.

 후반 31분 첫 골의 주인공 지동원이 다시 한 번 골을 성공했지만 앞서 공을 잡는 순간에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어 인정되지 못했다.

 영국은 후반 39분 벨라미를 빼고 한국 나이로 40살인 노장 긱스를 투입, 전술 변화와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긱스는 노련했다. 힘들이지 않고 가벼운 패스 몇 번으로 한국 수비진을 괴롭혔다.

 그러나 승부의 균형은 깨지지 않았다. 전·후반 9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팀은 전·후반 15분씩의 연장전에 돌입했다.

 한국은 90분 동안 볼 점유율에서 43%대 57%로 뒤졌지만 슈팅수는 오히려 11대9로 앞서며 밀리지 않는 경기를 했다.

 연장 전반 2분 만에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이 박주영의 패스에 힘입어 슛 찬스를 잡았고 때린 슛이 골키퍼의 손에 걸려 뜨자 지동원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아쉽게 골문을 빗나갔다.

 양팀 모두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패스의 정확도는 현저히 떨어졌고 선수들의 발은 그라운드에서 붙어있는 듯 했다.

 홍 감독은 연장 전반 종료 직전에 지동원을 대신해 발이 빠른 백성동(21·주빌로 이와타)을 투입해 마지막 교체 카드를 썼다. 그러나 이미 다른 선수들이 모두들 지친 탓에 큰 효과는 보지 못했고 승부차기까지 돌입했다.

 영국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도 함부로 결과를 예상할 수 없는 팽팽한 흐름으로 전개됐다. 양팀의 4번째 키커까지 모두 성공했다.

 승부는 5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이범영은 스터리지가 주춤하며 눈속임 동작을 취하는 사이 방향을 읽었다. 스터리지의 오른발을 떠난 공을 정확히 막아냈다.

 기회를 잡은 한국은 마지막 키커로 나선 기성용이 침착하게 성공시켜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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