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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파가 좌파에게서 배우고 본받아야 할 것들
한국 우파가 좌파에게서 배우고 본받아야 할 것들
  • 임정덕
  • 승인 2017.11.19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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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덕 칼럼] 한국의 우파나 비 좌파가 좌파에게서 보고 배워야 할 점은 이념적 열정, 행동의 치열함과 집요함 이다. 한국전쟁과 남북대결이라는 어쩌면 좌파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에서도 좌파는 지금까지 두 번의 정권 창출과 소위 촛불혁명이라는 정권획득의 성과까지 만들어 내었다. 주류 좌파는 체계적으로 학습된 이데올로기에 더하여 신앙과 같은 자기 희생과 헌신적인 자세까지 갖추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가치체계나 공감대를 갖지 못한 우파 또는 비 좌파적 세력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단합된 힘을 발휘할 수 있었고 또 현재에도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제는 눈앞에 닥쳐와 도저히 피할 수 없는 북한 핵위협과 전쟁가능성의 위기 가운데서 뚜렷한 대책이나 해결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면서도 끝까지 김정은의 선의를 기대하며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매달리는 좌파의 딱한 모습에서 이데올로기가 나라의 안위를 앞서는 신앙과 같은 위력이 있음을 절감하게 한다. 자기 편이 아닌 전 정부의 일은 무조건 적폐로 몰아가면서 정치보복의 수단으로 삼는 프레임의 설정과 그 실천 능력도 우파에게는 족탈불급이다.

좌파 정권의 이념적 열정은 비합리적이고 나라 전체 이익에 역행 하거나 시장원리에 맞지 않는 여러 정책에서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교육제도에서, 교육내용과 방법에서 경쟁을 지양하려고 애쓰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고, 기업체 채용 면접에서의 블라인드 면접 강요, 재정에 의한 공공부문 일자리 만들기, 최저 임금의 대폭 인상 등이 평소에 가졌던 이념을 실천하고자 하는 몸짓이다. 나라의 장래나 부작용의 깊은 고민 없이 신고리 원전 5, 6호기의 건설을 중단하겠다는 발상도 같은 차원이다. 건설재개 결론이 났지만 탈 원전 신념은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한번 믿은 것은 틀려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이다.

행동의 집요함도 우파가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장관이나 장관급 공직자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후보자들의 과거는 우파 정권보다 전혀 떨어지지 않는 수준으로 나타났는데도 우파의 운동권적 집요함 부족, 좌파의 제 식구 감싸기가 작용해서 성공적으로 청문회 과정을 돌파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청문회는 아니지만 가장 걸작은 정유라의 고등학교 졸업 자격 박탈이다. 기어이 소급해서 졸업을 무효로 만들었는데 그런 차원이라면 청문회에서 밝혀진 법무장관 후보자의 아들 졸업자격은 왜 소급해서 무효화하지 않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사람이 우파 정권의 후보자 가족이었으면 결코 성치 못했을 것이다. 바로 맹목적 치열함과 집요함의 차이 때문이다.

의정부시가 오래 전부터 계획한 미군기지 이전 기념 공연을 출연자들을 강박하여 취소시킨 것은 집요함의 다른 예이다. 이전에 결정된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발행을 기어이 무산시킨 것도 치열함의 예이다. 우파 집권하에서도 국정 역사교과를 어느 학교도 채택하지 못하도록 막은 결과도 좌파의 실력이다. 벌떼 같이 말을 거칠게, 표현과 행동을 함부로 해서 상대방을 견디지 못하게 하는 것도 좌파의 훈련된 집요함이다. 최근 공영방송의 이사 사퇴와 공영방송 장악 시도 사태가 그 한 예이다. 앞의 예에서 우파가 반대의 경우로 꼭 같은 행동을 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가를 상상해 보면 알 수 있다.

이번의 청문회나 계속되는 여야 대립에서 자주 회자되거나 인용된 “내로남불”은 우파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으나 좌파에게는 무시하고 버티면 결국 지나가는 일로 대부분 끝났는데 다름 아닌 우파의 치열성과 집요함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모습과 결과가 앞으로도 우파와의 대결이나 각종 선거 등에서 좌파가 더 유리할 것임을 절감하게 한다.

그 동안 좌파는 도덕적이나 윤리적인 면에서 우파에 대한 우월감을 과시하며 심리적 콤플렉스를 안겨 주려고 안간힘을 써왔다. 하도 우기니까 그럴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인식이 우파 진영 일부에게라도 있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정책은 아니지만 좌파가 몸가짐이나 처신에서만은 상대적으로 깨끗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추측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아니었다. 단적으로 그 동안 기회가 없어서 못했을 따름이지 기회가 주어졌다면 더 심했을 것이라는 구체적 증거가 많이 나타났다. 이번 기회가 그동안 우파가 혹시라도 가졌던 심리적 부담감을 떨치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더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 것은 그나마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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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효원학술문화재단 이사장
(전) 부산발전연구원장
(전) 한국남부발전 상임감사위원
(전)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


저 서

적극적 청렴-공기업 혁신의 필요조건, 2016
부산 경제 100년-진단 30년+ 미래 30년, 2014
한국의 신발산업, 산업연구원,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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