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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 우병우' 정찬우와 적폐청산 의지
'금융계 우병우' 정찬우와 적폐청산 의지
  • 임성수 편집위원
  • 승인 2017.12.0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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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정신 역행해 '모피아' 집중투하..금융연합회장 등 '부금회' 편중인사 안될 말

[금융소비자뉴스 임성수 편집위원] 적폐청산을 강력히 외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금융기관 및 단체장 인사가 이상하게 흐른다. 역대 정권에서 금융산업을 망쳤다는 ‘모피아 (재무 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 낙하산 인사가 판을 치는 가운데 은행연합회장에서는 지연에 의한 ‘깜짝인사’가 이뤄지면서  적폐청산은 커녕 신적폐가 쌓이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권에서 ‘만사정통’으로 통할 정도로 금융권 인사전횡으로 비난여론이 높았던 정찬우 전 거래소 이사장(사진)이 최근 금융연구원으로 복귀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문재인 정부의 금융권 인사는 벌써 ‘촛불정신’을 망각한 채 금융질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정 전 이사장의 금융연구원 초빙연구원 취업을 승인했다. 금융연구원에서 연구위원, 부원장 등을 지낸 정 전 이사장은 ‘최순실 사태’ 이후 지난 9월 불명예 퇴진하고 사퇴 2개월여 만에 금융연구원으로 돌아가겠다고 신청했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적폐청산은 최우선 개혁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정 전 이사장의 금융연구원 복귀를 승인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당황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3월부터 2016년 1월까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으면서 금융권 인사를 전횡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그를 두고 “금융계의 우병우”라고 했으며, 금융권에서는 그의 금융위 재직 시절 ‘만사정통’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은 그가 현재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최순실씨의 독일 금고지기로 알려진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법인장을 글로벌 영업2본부장으로 승진시키는데 개입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이 전 본부장 승진문제로 3연임은 절대 안 된다고 노조가 강력한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는 마당에 정 전 이사장이 금융연구원으로 복귀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금융계는 입을 모은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융노조가 정 전 이사장의 금융연구원 복귀 시도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금융노조는 성명을 내고 “낙하산 인사로 금융산업을 쑥대밭으로 만든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의 금융계 복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를 받아들인다면 금융연구원 해체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전 부위원장이 또다시 금융연구원에 취업하게 되면 혼자서만 4번째 금융연구원에 몸담게 되는 진기록이 세워진다”며 “1년 예산의 95%를 민간 은행에 의존하는 금융연구원이 권력의 꽁무니만 쫓아다니며 금융산업을 난장판으로 만든 퇴물 금융관료를 받아들이면 연구기관으로서 금융연구원은 더 이상 존재의 가치를 상실한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정찬수 전 거래소 이사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이에 앞서 지난달 말 은행연합회장에 김태영 전 농협 신용대표이사((64)깜짝 선출한 것을 두고도 말이 많다. 문재인 정권이 이런 최악의 선택을 하고서 과연 금융개혁이 제대로 이뤄질는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금융계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김 전 대표는 7명이나 이름을 올린 차기 회장 후보군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던 인사다. 은행연합회 이사회에서 검증절차가 전혀 없었던 인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27일 열린 은행연합회 이사회에서 은형연합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되는 데는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이미 그는 앞서 열린 15일의 이사회에서 낙하산으로 낙점됐기 때문에 이런 깜작인사가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우리는 김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인 부산 출신이라는 점을 때문에 정치권 등의 지원이 있지 않았겠느냐 하는 풀이에 주목한다. 김 회장은 전문성이나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부금회’(부산출신 금융인)라는 이유만으로 회장에 발탁됐다. 현 정부 들어 선임된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동빈 SH수협은행장에 이어 이번에 은행연합회장으로 선출된 김 회장 등이 모두 부산 출신이다. 그래서 요즘 금융계에서는 ‘서금회(서강대학교 출신 금융인 모임)’가 지고 ‘부금회’가 뜬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이들 인사의 공통점은 기존 예상을 깬 '깜짝' 선임이라는 점이다. 문재인 정권아래서 모피아 낙하산이 잇따라 투하된데 이어 이처럼 지연에 의한 ‘깜깜이 깜짝인사’까지 속출하고 있다. 적어도 금융권 인사에서는 문재인 정부와 박근혜 정부 간에 차별성을 찾기가 어렵다는 비판이다.

새 정부 출범이후 ‘모피아’들의 득세가 재현돼 다시 관치금융으로 돌아간다는 비판이 터져 나온다. 최근 선임된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해 김용덕 신임 손해보험협회장 등이 모피아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금감원 채용비리에 연루돼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데도 어떤 도의적 책임을 지지않고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그가 모피아의 일원으로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라는 풀이다.
 
문재인 정권은 촛불의 힘으로 탄생한 정권이다. 촛불정신이 적폐청산을 담고 있다. 그렇게 보면 문재인 정권은 금융기관 인사에서는 촛불정신에 역행하고 있다. ‘모피아’ ‘금피아’로 금융자율이 짓밟힌다. 심지어 저축은행 사태에서 보듯 이들에 의한 횡령이 비일비재였던 점에 비추어 금융권의 낙하산 인사는 적폐 중의 적폐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를 청산하기는 커녕 적폐를 더하고 있다. 우리는 문재인 정권의 금융권 인사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 향후 맹성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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