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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조연행 금소연 회장 "'기울어진 운동장', 삼성의 보이지 않는 힘 작용"
[기자회견] 조연행 금소연 회장 "'기울어진 운동장', 삼성의 보이지 않는 힘 작용"
  • 정순애 기자
  • 승인 2017.12.1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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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뿐인 보험상품, 종신보험 눈속임, 알고도 소극적 행보 금융당국...개선 위해 노력하겠다"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신임 회장

"우리나라 보험업계의 공급자와 소비자간의 '기울어진 운동장'의 대표적인 사례로 삼성생명을 꼽을 수 있습니다. 즉, 삼성 측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해 언론에 보도되지 않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신임 회장은 8일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취임식에 앞서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과거 법이나 정책을 만들때 소비자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공급자 논리로 만들어져 있다. 대표적인 현행 보험업법이 삼성생명에만 특혜를 주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조 회장은 "금융사 중 보험사만 보유한 일반 기업의 주식 가치를 취득원가로 계산한다. 삼성생명은 1990년대 이전부터 현재까지 유배당 계약 상품에 가입한 약 210만명의 보험금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했다. 삼성생명이 매입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가치는 취득원가(5690억원)로 하면 삼성생명 총 자산의 3% 미만이다. 하지만 시가(26조5570억원)로 하면 3%를 넘고. 시세차익은 약 8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안이 바뀌면 주주인 이재용은 상속받지 않고 과거 계약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면서 "이름 뿐인 보험상품이나 종신보험 눈속임, 이를 본 금융당국의 소극적 행보의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보험 상품 중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상품 이름이 상당히 많거나 배당금 미지급이나 예치시켜두면 배당료로 이자를 주도록 돼 있는데 저금리가 되니까 보험사들이 이자를 떼먹고 적립을 덜하는 종신보험의 눈속임 등을 눈여겨 보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드러나면 금융당국에서 강력하게 전수 조사나 지시를 내려야 한다. 그러나 등 떠밀리거나 할 수 없다는 듯이 제재하는 것이 문제다. 이를 개선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조연행 금소연 신임 회장과의 일문일답.

-금융소비자연맹을 회고한다면.

"금소연은 소비자 운동 불모지인 금융시장에 지난 2002년 우리나라 최초의 금융소비자단체로 출발했다. 소비자운동에 난데없이 금융 전문가 넥타이부대 출현으로 여성운동가들의 의심어린 눈초리를 견뎌내야 했다. 그동안 소비자 운동은 주로 여성, 주부들이 해 왔기 때문이다. 금융분야는 여성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분야다. 금융분야는 여전히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일반 소비자들은 금융 상품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특히 요즘 보험상품들은 구조, 사업비 등이 복잡해 소비자들이 쉽게 알 수 없다. 금소연 출범 당시 금융전문가들을 영입하고 홈페이지를 제작해 소비자들에게 유익한 금융 정보를 제공했다. 반응이 좋았다. 활동비 마련을 위해 상근자들이 포장마차를 운영하면서까지 어렵게 조직을 키우기도 했다. 전문가들을 영입해야되기 때문에 쉽게 만들수 없다. 상근자들 대부분 금융사에서 정년퇴직이나 명예퇴직을 했기에 연세가 많지만 전문성이 뛰어나다. 금소연은 우리나라 최초의 금융소비자 단체로 당당히 국내 최대의 금융전문 소비자단체로 성장했다"

-최근 문제가 있어 눈여겨 보는 금융 상품 등이 있다면.

"보험 상품 중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상품 이름이 상당히 많다. 예를들어 연금미리받는 종신보험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연금보험처럼 판매된다. 종신보험은 보장성 보험으로 사업비가 많이 붙어 있는데 그것을 숨기기 위해 연금보험처럼 판매돼 연금이 많이 나오고 종신보험처럼 보장도 받는 것으로 혼돈하게 된다. 막상 연금받을 때는 이름뿐인 연금이다. 쥐꼬리만한 연금이다. 이런 것들을 주의깊게 보고있다. 가라 앉긴했지만 변액보험의 불완전 판매도 여전히 문제다. 예전에 판매했던 유배당 상품중 배당금 미지급이나 예치시켜두면 배당료로 이자를 주도록 돼 있는데 저금리가 되니까 보험사들이 이자를 떼먹고 적립을 덜하는 등의 문제가 발견됐다. 이에대해 민원을 제기하면 이자를 더 주고 민원을 제기하지 않으면 적립을 하는 행태가 암암리에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드러나면 금융당국에서 강력하게 전수 조사나 지시를 내려야 한다. 그러나 등 떠밀리거나 할 수 없다는 듯이 제재하는 것이 문제다. 이를 개선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험 상품외 문제로 보이는 금융시스템 등이 있다면.

"대출이 많다. 경기가 어려워 이자를 제때 못내는 경우가 있다. 정상이자를 낼 때는 문제가 없지만 가산 금리를 적용해 이자를 낼 때는 산출 기준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있다. 불투명한 이자 체계를 갖는 경우가 있다. 소비자 중심으로 처리돼야 하지만 금융사 위주로 상환처리를 하도록 하는 약관이나 실무자들만 알 수 있도록 진행되는 것들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 부분들을 시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들을 위해 할일은.

"금감원의 소비자 민원과 분쟁이 10만 건에 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60%가 보험민원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금융시스템이 보험사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져 있어 소비자들은 당할수 밖에 없는 구조다. 보험사는 소비자손해 사정권을 빼앗아 자기 손해사정으로 보험금을 깍거나 거부하는 지급 횡포를 부리거나 법적 효력이 없는 편향된 보험사 자문의 자문 결과로 보험금을 주지 않는 횡포가 많다. 소비자에게 손해사정사 선임권을 주고 자문의 제도를 개선해야 된다. 강력한 감독 조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울어진 운동장이 존재하고 있어 개선돼야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의 대표적인 사례는 어떤 것이 있나.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을 계속 사용하게 되는데 과거 법이나 정책을 만들때 소비자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공급자 논리로 만들었다. 현재는 생명보험 무배당 상품도 판매하지만 과거에는 유배당 상품만 판매됐었다. 이는 생명보험 이론을 충실히 반영해 유배당 계약 소비자들에게 모두 돌려주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유배당 계약 소비자들의 돈으로 100원에 구입했던 다이아몬드가 시간이 흘러 100만원이 됐고 이를 팔게 되면 당시 유배당 계약 소비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르면 금융 기업은 총 자산의 3% 이상을 초과한 일반 기업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그러나 보험업법 감독규정에 따라 보험사가 보유한 일반 기업의 주식 가치는 취득원가로 계산된다. 보험 외 카드·은행·증권업 등의 금융사는 모두 시가(공정가액)로 계산한다.

다시말해, 보험사 외 금융사들처럼 현재 주식 가치로 평가해야 하는데 보험사 처럼 과거 취득 당시 가치로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 이 같은 규정은 삼성생명에서 적용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1990년대 이전부터 현재까지 유배당계약 상품에 가입한 약 210만명의 보험금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했다. 삼성생명이 매입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가치는 취득원가(5690억원)로 하면 삼성생명 총 자산의 3% 미만이다. 하지만 시가(26조5570억원)로 하면 3%를 넘는다. 시세차익은 약 8조4000억원에 달한다. 박용진 국회의원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처분한 돈은 유배당 계약 소비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그러나 당시 유배당 계약 소유자들이 사망한 경우 돌려주지 않고 현재 계약자에게 돌아가게 된다. 현재 무배당 계약자는 80%다. 무배당 계약자는 배당이 없기 때문에 주주가 무배당 계약자의 몫 90%를 가져가고 유배당 계약자 몫 10%도 주주가 가져가게 된다. 결국 주주가 다 가져가 상속 재원으로 사용하려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누구 하나 막지 못하고 있다. 돈 낸 사람따로 득을 보는 사람따로인 셈이다. 논리에 맞지 않다. 법안이 바뀌면 주주인 이재용은 상속받지 않고 과거 계약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박 의원은 지난 7월 최종구 금융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현행 보험업법이 삼성생명에만 특혜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 법은 현재 국회에 계류중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장하성 대통령 정책실장 등 정부 관계자들은 관련 법 개정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내용들은 삼성 측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해 언론에 보도되지 않고 있다. 안타까운 실정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개선하기 위해 시급한 일은 무엇인가.

"공급자 중심의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만들어져 왔다. 반듯하게 고치는 것이 금융적폐라고 생각된다. 금융적폐는 40~50년간 지속적으로 쌓여왔다. 하루 아침에 고쳐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법, 제도, 정책 등 요소요소소를 들여다보면 소비자가 불리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며 한두 곳 바꿔서 될 것도 아니다. 소비자 기본법 조차 못 만들고 있다. 여야 견해가 다르다거나 정부에서 인사권, 예산권 빼앗기 등 이런저런 핑계로 소비자를 볼모로 삼고 있다. 이 법부터 만들고 하나하나 청산해 나가야 된다. 불만이 많다.

금융당국의 소비자 정책들은 부족하다. 소비자를 위해서는 여야가 따로 없어야 되는데 국회에서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은산분리 문제도 소비자가 원하면 잘할수 있도록 도와야 된다. 카카오뱅크 등에서 문제없이 대출해 줄 수 있도록 해야 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opt나 공인인증 없이 입출금이 가능해 기존 은행에서 못하는 편리함이 있다. 새로운 메기은행이 출현한 것이다. 새로운 금융환경을 소비자 중심으로 만들어야 한다. 기존 금융 환경은 소비자 중심으로 운영되지 않았다. 소비자 중심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작이다. 정부가 시급히 앞장서야 할 때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최근 자살보험금 소송을 지원해 문제를 해결했다.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2조원 정도를 소비자에게 돌려줄수 있도록 했다. 획기적인 쾌거다"

-소비자운동 전개 방향은.

"개인이 공급자들을 상대할 수는 없다. 소비자들이 뭉치면 가격 협상력, 대응력 등을 갖기 때문에 혜택이 생긴다. NGo활동을 하면서 가격을 내릴 것을 요구해도 공급자들은 들은 척도 안한다. 소비자들이 뭉쳐서 가격 협상력, 대응력 등을 갖고 경제적인 이익을 도모하고 시장과 공급자들을 바꾸도록 새로운 소비생활 실천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새로운 소비실천 운동 모델이 될 것으로 본다. 이 같은 소비자운동 단체는 없다. 소비자 NGO단체가 언제까지 후원금을 받거나 사업을 해서 인건비를 충당할 것이 아니라 회원들끼리 뭉쳐서 열악한 재정구조를 개선할 수 있도록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소비자운동에도 해당되는 것 같다. 뭉치치지 못하면 힘이되지 못한다.

촛불혁명도 뭉치니까 힘이 된 것이다. 소비자 운동도 그렇다. 뭉치면 힘이되는데 아직 응집력을 못 만드는 것이 소비자운동의 한계였다. 카드, 은행, 보험 등 각자 이해 관계가 달라 뭉치기 어려웠었다. 4년전 소비자협동조합을 결성, 법인체를 만들었다. 조합원들이 뭉치고 모이고 단합해 활동토록 만들었다. 전국적으로 6개 조직으로 시작해 80개 정도 단일 조합이 있다. 이들만 잘 규합해 뭉치면 충분히 소비자생활실천운동을 전개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소연 하는 일은.

"보험사 재직 당시 칸막이 시스템으로 소비자분쟁 등의 내용들을 알지 못했다. 나와서 보니까 보인다. 생보, 손보, 카드 등 민원이 만건이 넘는다. 문제점이나 개선 사항들을 발견하게 된다. 금소연은 소비자가 뽑은 믿음직한 금융사를 선정, 변액보험사 순위 발표, 소비자들이 상품을 믿고 구입할 수 있는 인증제도를 만들어 잘한 것은 칭찬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금소연 조직구성은.

"상근자 10명, 전문ᆞ자문위원, 센터장 100명 정도, 회원 15만명 정도다. 참여연대보다 회원 수는 많다. 회원이 많으면 재정이 튼튼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회비는 한번만 내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 회비 수익으로는 기금으로 활성화 안돼서 NGO단체는 열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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