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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이 '윤리경영대상' 수상…'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
롯데백화점이 '윤리경영대상' 수상…'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
  • 임성수 기자
  • 승인 2017.12.1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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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과 시민단체들이 롯데백화점이 월 1회 있는 휴무마저 철회했다고 규탄하고 있다.
▲민노총과 시민단체들이 롯데백화점이 월 1회 있는 휴무마저 철회했다고 규탄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 임성수 기자]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소상공인단체의 한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이 윤리경영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에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통대기업에서 갑질과 골목상권 침해로 중소기업을 죽이는데 가장 앞장서 온 롯데에게 윤리경영대상이 수여된 것을 두고 말이 많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기업윤리 관련 학술 연구를 목적으로 지난 1998년 10월 출범한 한국윤리경영학회가 수여하는 ‘2017 한국윤리경영대상’을 수상했다. 한국윤리경영학회는 해마다 국내 공공기관·공기업·일반기업·비영리조직 등을 대상으로 윤리경영 및 사회적 책임 우수기업을 선정해 ‘한국윤리경영대상’을 수여하고 있다. 이 학회는 국내 36개 대학 경영학과 교수 100여명으로 구성됐다.

롯데백화점은 이 상을 받은 후 낸 보도자료를 통해 “파트너사와의 동반성장활동 등 윤리경영을 위한 의지와 노력을 인정받아 ‘한국윤리경영대상’을 수상하게 됐다”고 홍보했다. 또한 윤리와 도덕성을 강조한 ‘정도(正道)경영’ 실천을 위해 최고경영자(CEO)뿐만 아니라 전 임직원이 윤리경영을 실천해오고 있다는 표현도 강조했다.

하지만 중소기업계는 이에 냉소적이다. 중소기업들은 납품업체를 포함한 중소기업에 대한 불공정거래는 말할 것도 없고 골목상권에 진출해 수많은 영세상공인들의 생존권 박탈에 가장 앞장서온 기업으로 주저하지 않고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를 꼽는다. 그런데 롯데백화점이 윤리경영의 수범기업으로 선정된 것은 한참 잘못 된 것 같다는 것이 이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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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한 네티즌은 “롯데백화점 사장이었던 신영자 사장이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수뢰해 구속된 것이 엊그제이고, 기자들이 선정한 갑질기업 18위 회사가 대한민국 윤리경영대상 수상자”라는 것은 황당한 일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한민국 교수의 윤리경영 기준이 뭔가요”라는 메시지를 남겨 윤리학회의 선정기준에 의문을 표시했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현재 쇠고랑을 차고 재판을 받고 있는 것도 ‘갑의 횡포’ 때문이다. 대법원은 지난 7일 사업상 편의를 봐주고 입점업체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신 이사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2심 판결을 다시 하라고 되돌려 보냈다. 신 이사장에 대해 2심이 무죄로 인정한 일부 혐의도 전부 유죄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신 이사장은 지난 2007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롯데백화점·면세점 사업과 관련해 총 14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 내 초밥 매장이 들어가게 해 주는 대가로 업체로부터 4개 매장의 수익금 일부를 정기적으로 받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신영자 이사장에 대해 1심은 "신 이사장의 범행으로 롯데백화점·면세점 매장 입점업체 선정 과정의 공정성과 적정성, 이를 향한 사회 일반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징역 3년과 추징금 14억4000여만 원을 선고한 바 있다.

롯데백화점의 정도를 벗어난 경영사례는 널려 있다. 롯데백화점은 회사가 주도적으로 판촉행사를 실시하면서 비용 분담을 서면으로 약정하지 않거나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위반행위로 적발됐다. 롯데백화점은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행위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총 2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복합쇼핑몰 개설 등 끝없는 골목상권진출로 영세상인들의 삶의 터전을 초토화시켜 온 롯데백화점이 최근에는 반려동물 산업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반려동물 사업 프로젝트팀을 소규모로 꾸려 롯데가 진출할 수 있는 사업이나 서비스 영역이 있는지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려동물협회가 롯데의 시장진출움직에 “골목상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 협회는 지난 10월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그룹이 대표적인 서민 골목상권 업종인 반려동물 산업에 진출해 생계형으로 소박하게 업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생존권을 빼앗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형제의 난에 이어 비자금 조성, 면세점뇌물제공 의혹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다시는 빗나간 경영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얼마 전 '투명경영' '윤리경영'을 선포했다.

하지만 롯데는 실적위주의 경영에 매몰돼 약자에 대한 ‘갑질’관행을 지속하고 있어 윤리경영은 소나기를 피하기 위한 제스처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한다. 그런 롯데백화점이 윤리경영대상을 수상한 소식에 납품업체를 비롯한 영세상공인들은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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