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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경제정책 ‘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
새해 경제정책 ‘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
  • 정종석
  • 승인 2017.12.28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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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3%대 성장률 목표 제시..장담 어려운 '장미빛 전망'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 정종석 대표기자] 정부가 새해 경제정책의 큰 방향을 정했다. 정부는 내년에 우리 경제가 3%대 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3.2%임을 감안하면 지난 2010~2011년 이후 2년 연속 3%대 성장을 하는 셈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올해 2만9,700달러에서 내년에는 3만2,000달러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내년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790억달러로 올해(810억달러) 기조를 이어나간다고 봤다. 민간소비 증가율도 올해 2.4%에서 내년에는 2.8%로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물가상승률도 올해 1.9%에서 내년 1.7%로 낮아지면서 실질구매력이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에 국민소득 3만 달러 진입이 확실시되는 만큼 그에 걸맞도록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한다.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삶의 질 순위는 현재 29위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휴식권 보장이 중요하다고 보고 대체공휴일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사용하지 못한 연가를 다음 해로 이월시킬 수 있는 연가 저축제를 공공부문부터 독려해 여름휴가를 2주간 갈 수 있게 할 방침이다. '2주 여름휴가'는 민간 기업까지 확산시킬 계획이다.

일자리 창출이 경제정책 최우선 순위..성장률도 3% 벽 넘기기는 어렵다는 분석 많아

정부는 또 일자리 늘리는 것을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기로 했다. 앞뒤 세대보다 10만 명 안팎 많은 90년대생 청년들이 고용시장에 한꺼번에 문을 두드리면서 2021년까지는 취업난이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탓이다.

우선 신규 채용하거나 육아휴직 후 돌아온 여성 직원을 계속 일하도록 하는 중소기업은 세금을 깎아주기로 했다. 특성화고 졸업생 등 청년 1천 명을 대상으로 취업 될 때까지 중소기업과 연결해주거나 3년은 한국에서, 1년은 일본에서 대학을 다닌 뒤 일본에서 취업하는 제도도 실시한다. 또 공평과세와 주거안정을 위해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개편과 임대소득에 대한 적정한 과세방안을 추진하기로 공식화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장밋빛 전망 뒤에는 위험요소가 곳곳에 도사린다. 정부가 올해와 내년 2년 연속 3%대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했으나 장담을 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수출·소비의 증가세 주춤과 설비·건설 투자 부진을 감안하면 아직 3% 벽을 넘기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다수다.

당장 일자리가 문제다. 정부는 내년에 취업자 증가 숫자가 32만명이라고 했다. 이는 올해와 같은 수준이다. 내년도 공무원 증원 2만6,000여명과 공공기관 신규 채용 증가분 1,000명, 공공사회 서비스(보육·요양·보건) 증원분 2만5,000명 등 공공 부문에서 늘어난 인력만 5만2,000여명에 이른다. 이를 빼면 사실상 내년도 취업자 증가 수는 올해 대비 마이너스다. 19조2,000억원의 고용예산과 3조원에 가까운 최저임금 보전을 하고도 공공 부문 없이는 일자리를 못 만들어내는 셈이다.

정부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기업은행의 명예퇴직을 활성화하고 내년 1·4분기에 일자리 예산을 역대 최고 수준(34.5%)으로 집행할 예정이지만 일자리를 늘리는 데는 역부족이다. 올해 목표인 32만명도 쉽지 않아 보이는데 내년도 목표는 달성하기 더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세상에 공짜란 없는 법..무리한 일자리 만들기 또는 방만한 복지예산 집행 자제해야  

‘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There i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는 보수주의 경제학자인 밀튼 프리드먼이 1975년 출간한 책 이름이다. 굳이 경제학이 아니더라도 그러나 세상에 공짜란 없는 법이다. 그저 주겠다는 말은 솔깃하지만 반드시 보이지 않는 대가가 따르게 마련이다.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밀턴 프리드먼은 "공짜 점심은 없다"란 말을 즐겨 썼다고 한다. 그는 항상 ‘공짜점심’의 보이지 않는 함정을 늘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공짜 점심'이란 용어는 미국 서부 개척시대에 술집에서 일정 한도의 술을 마시는 손님에게 식사를 무료 제공한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그러나 공짜 점심을 먹으려면 그만큼 술을 많이 마셔야 한다. 당연히 술값이 훨씬 많아지게 마련이다. 그저 밥을 주는 것 같지만 술값 속에 밥값이 포함된 셈이다. 문재인 정부가 각종 복지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당연히 막대한 예산이 수반된다. 그래서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공짜 뒤에는 항상 어떤 식으로든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새해 경제성장률 3%를 달성하려면 미국 금리 인상과 주요 국가의 통화정책 변화, 북핵 리스크도 변수다. 미국은 내년에 금리를 두 차례 이상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도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문제가 소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신흥국으로 자금 유입이 증가하고 있지만 달러화 강세나 중국 경기 상황에 따라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확률도 있다. 보유세 인상도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우리는 정부의 새해 경제정책방향이 목표대로 달성되기를 바란다. 다만 여기에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이 문제다. 특히 재정을 통해 일자리 만들기에 나서는 점을 걱정한다. 더욱이 민간부문의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3% 성장 목표달성이 불안하기만 하다. 정부가 아무쪼록 ‘공짜점심’에 취해서 무리한 일자리 만들기나 방만한 복지예산 집행을 자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러시아 속담인 "공짜 치즈는 쥐덫에만 놓여 있다"란 말도 상기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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