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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이 술 접대부?”..현대차의 충격적인 ‘변종 미투’ 파문
“여직원이 술 접대부?”..현대차의 충격적인 ‘변종 미투’ 파문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8.04.0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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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의 천박한 시중문화..“상급자에 술 따르고 춤추게, 견디다 못한 여러 명 퇴사“

[금융소비자뉴스 김영준 기자] 최근 ‘미투(#MeToo)’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에서 한 여성 임원이 여직원을 '술 접대부'로 동원한 사실이 드러나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여성 임원이 자신의 승진을 위해 남성 상사들을 위한 술접대 자리에 부서 여직원들을 강제로 동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수년 전부터 일어난 일로 직원들 사이에서 문제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여직원은 인사담당자에게 관련 사실을 밝히며 퇴사까지 했다고 한다. 회사 측은 몰랐던 일이라는 입장을 보이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더욱이 이 임원은 여성 임원으로 여성 직원들을 보호해야 할 위치에서 오히려 부당한 자리를 강요하는 행위가 수년 간 이어진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회사 측은 해당 사실에 대해 “몰랐다”는 입장이지만, 억지로 술 따르게 하고 노래방까지 동석해 춤을 추도록 강요받은 피해 여직원들 일부는 참다 못해 회사를 퇴사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며 글로벌 기업의 ‘여직원 동원’ 임원 접대 술자리에 대한 비난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 SBS 8뉴스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에서 근무하던 대리급 여성 직원 A씨는 올해 초 갑자기 퇴사했다. A씨는 같은 부서 상관인 여성 고위 임원 B씨가 접대 성격의 술자리 참석을 강요했다며 이를 참다 못해 올해 초 회사를 나오게 됐다고 주장했다.

B씨는 자신의 남성 상사들을 만나는 자리에 부서 여직원들을 동석시켜 술을 따르게 했다. 또 노래방까지 데려가 노래와 함께 남성 임원들과 춤을 추도록 강요했다고 A씨는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동석한 남성 임원들은 B씨의 승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사들이었다. 앞서 2014년과 2016년에도 B씨의 부서에서 일하던 다른 여성 직원 두 명이 비슷한 이유로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에서는 이미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지만 사측은 문제삼지 않고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현대차그룹 공채 출신 여성 임원으로 지난해 말 이사대우에서 이사로 승진해 현재 본사에 재직 중이다. A씨는 최근 자신이 겪었던 일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SBS는 보도했다.

현대자동차 측은 임원 술자리에 여직원들이 참석을 강요당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피해 여직원이 퇴사 전 면담에서 인사담당자에게 문제를 털어놨지만 사안이 공론화되는 것을 본인이 원치 않았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피해 여직원은 최근 자신이 겪었던 일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져 회사 측의 입장과 배치된다. 현대차 측은 지난 30일부터 진상조사를 시작했고 해당 임원은 밀접한 업무관계가 있는 여직원을 회식 자리에 불렀다는 것은 시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현대차그룹이 해당 임원의 신상을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에 여성임원이 많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해당 임원을 추정한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만의 문제가 아닌 다른 대기업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한 네티즌은 "임원이 사원을 자유 의지를 가진, 동등한 ‘인간’으로 보지 않고 부속품이나 기기 정도로 취급한 사건이다. 자신의 임의에 의해 조종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사원을 취급한 셈"이라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가부장적 전통이 강한 현대차의 대단히 전근대적 문화와 사고방식이 빚은 참사"라며 "유교적 사상을 잘못 이해해 그것이 권력에 대한 권리인양 오해하는 전형적인 패착"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현대차 관계자는 “상황 자체가 더 확인해볼 부분이 있다”며 “철저하게 진상조사를 할 것이다. 잘못이 드러날 경우 그간 회사가 견지해온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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