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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갑질, 이제는 변해야 한다
부자들의 갑질, 이제는 변해야 한다
  • 박석무
  • 승인 2018.05.0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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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 칼럼] 권력자들의 갑질, 부자들의 갑질, 이런 야만적인 갑질의 세상이 언제쯤 변할 때가 있을까요. 자본주의라는 경제에 대한 제도가 만들어지면서 부자는 한없이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을 벗어나지 못해 언제나 고달픈 삶을 살아가야 하는 형편이 오늘의 세상입니다. 그런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사회주의도 나오고 공산주의도 나왔지만, 완전무결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 것이 오늘 우리 세상의 불행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하고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사라지지 않고, 부에 대한 욕망도 가셔지지를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인생의 목표는 어떻게 해야 권력자가 되고, 어떻게 해야 부자가 되는가에 집중되어 있어, 권력과 부에 대한 욕구 충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전쟁의 현장이 오늘의 세상입니다. 그러나 옛날의 성인이나 현인들은 인간다운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권력의 욕구와 부에 대한 욕구를 줄일수록 더 인간다워지고 사람다워진다고 했습니다. 권력과 부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세속의 인간들에게 전혀 먹히지 않을 이야기이지만, 공자는 분명히 말했습니다.

"가난하고도 아첨하지 않고, 부자이면서도 교만하지 않으면 괜찮을 일이지만, 가난하면서도 즐겁게 살고, 부자이면서도 예(禮)를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다(貧而無諂 富而無驕 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라고 말하여 가난에 비굴하지 않고 부자이면서 갑질을 안해야만 사람답지만, 한 단계 더 높으려면 가난해도 즐겁게 살고, 아무리 부자이지만 인간이 지켜야 할 예절을 좋아하는 경지에 이르러야만 진정으로 사람다운 사람의 삶이 된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역시 성인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다산은 이런 『논어』의 공자 말씀에 전적으로 찬성하면서 자신이 느끼는 감격스러운 마음을 꾸밈없이 표현했습니다. 『예기』의 「방기(坊記)」편을 인용하면서 “가난하되 즐기기를 좋아하고, 부유하되 예를 좋아하며, 대가족이면서 화평하게 지내는 사람이 온 세상에 얼마나 있겠는가?”라는 말에 동의하고, “가난하되 도(道)를 즐기고, 부유하되 예를 좋아한다”라는 말을 인용하여 ‘貧而樂道 富而好禮(가난하나 도를 즐기고 부유하나 예를 좋아함)’라는 진리를 설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무리 가난해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게 즐겁게 살아가고 아무리 부자이지만 교만에서 벗어나 인간이라면 지켜야 할 기본적인 에티켓을 좋아해야 한다고 했으니, 권력과 부에서 절제를 지킬 기본을 우리에게 제시해주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이런 공자나 다산의 뜻에서는 멀어져 조금의 권력이 있다면 온갖 갑질에 능숙하고 조금 부유한 사람이라면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에게는 온갖 갑질을 해대느라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이른바 ‘재벌’이라는 대기업의 오너 가족들이 부리는 행패를 보도를 통해 접하다 보면 새삼스럽게 ‘부유해도 교만하지 말고, 가난해도 비굴하지 말자’라는 성인의 말씀이 가슴을 저미게 해줍니다.

자본주의야 나쁘지 않습니다. 공정하고 정정당당하게 부자가 되는 일에 누가 반대합니까? 천민자본주의는 정말로 싫습니다. 공정하고 정당하게 부자가 된 사람은 반드시 예를 좋아할 것입니다. 속되고 교양 없는 사람들이 부당한 방법으로 부를 쌓은 부자는 천민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부자입니다. 이들의 갑질이 우리 국민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적폐를 청산하고 싶다면 참으로 이런 천민자본주의 적폐를 반드시 청산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들이 편하게 살아갑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칼럼은 다산칼럼의 동의를 얻어 전재한 것입니다. 

필자소개

 박석무

· (사)다산연구소 이사장

· 실학박물관 석좌교수

· 전 성균관대 석좌교수

· 고산서원 원장

 저서

『다산 정약용 평전』, 민음사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역주), 창비

『다산 산문선』(역주), 창비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 한길사

『조선의 의인들』, 한길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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