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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의종의 경제프리즘] ‘문재인노믹스'의 드라마틱한 반전 드라마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문재인노믹스'의 드라마틱한 반전 드라마
  • 권의종
  • 승인 2018.06.0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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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 성장-경제민주화 '두 마리 토끼' 잡아야..경제주체마다 제 역할 잘 수행하느냐에 성패 달려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현재, 문재인 정부의 경제 성적은 신통치 않다. 눈부신 외교적 성과에 비교돼 더 위축된 모양새다. 핵심 국정과제인 소득주도성장 정책, 혁신성장 가치, 경제민주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분배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청와대와 경제부처 사이의 주도권 다툼 소문이 흘러나올 정도다.

물론 소득과 일자리, 애초 만만한 정책목표가 아니었다. 경제를 민주화하고 공정거래를 한다고 시장과 기업의 오랜 관행과 구조적 사정을 전혀 무시할 수도 없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근로시간 단축, 재벌 개혁, 공정거래 질서 정립 등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난제들이다.

우선 일자리는 대통령의 최고 핵심공약이지만 재정지원과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한 양적 확대라는 겉모습에 그치고 있을 뿐이다. 중소기업 활성화를 비롯한 질적, 구조적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며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훈수를 둔다.

한국경제의 미래 발전을 위한 '혁신성장'도 아직 현수막 캐치프레이즈 수준이다. 산업·기술 인프라 구축, 규제개혁 등을 추진하지만 경제현장의 피부에 체감되지 않는다. 국민들의 손에 실물이 잘 잡히지 않는다. 다만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 출발은 한 셈이다. 업종별 혁신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등 관련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긴다니 지켜볼 일이다.

미,중,러 등 강대국 사이 한국 경제 좌표 세계적 관심사..남북관계 정치적 변수가 경제변화 좌우할 핵심

중소·중견기업 육성 노력은 그중 눈에 띈다. 약속한 중소기업벤처부를 기민하게 신설했다. 스타트업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한 소득공제 확대, 연대보증제 폐지, 창업투자회사 설립을 위한 납입 자본금 완화 등 실천도 디테일하고 구체적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인들이 갈구하는 남은 민원과 과제는 산더미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안팎의 환경도 녹록치 않다. 남북,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지정학적 위험이 해소되는 분위기이나, 경제학자들은 금융위기 발생 10년인 무술년에 큰 변화(big change)를 경고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 또는 위협요인은 단연 국제정세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강대국에서 이른바 ‘스트롱맨’ 체제가 더 공고해졌다. 보호주의 트럼프노믹스로 무장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가히 예측불허다. 그에 맞선 G2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황제대관식을 치렀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차르 같기는 마찬가지다. EU의 리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16년 장기집권의 험로에 들어섰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은 더 거세질 것이다. 주창자인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창시자가 정의한대로 기존 산업분류 밖의 전혀 새로운 산업이 일으킬 세계 경제 변화는 사실상 정확한 예측조차 불가능하다. 4차 산업혁명이 정착될 미래에 인류는 유토피아(utopia)의 희망을 노래하지만, 디스토피아(distopia)의 불안과 위험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미,중,러 등 스트롱맨 국가에 둘러싸인 한국 경제의 좌표도 세계의 관심사다. 특히 남북관계의 정치적 변수가 경제변화를 결정할 핵심동인이다. 내부의 고민도 깊다. 대기업과 제조업 위주의 전근대적 산업구조의 피로감 누적, 낮은 출산율과 빠른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마저 감소하면서 성장전망을 예단하기가 조심스럽다. 대외적 경제규모 확대, 이에 따른 국제 위상 제고와 엇갈리는 내수시장의 정체는 통상마찰을 야기하는 불안요인 상수다. IMF 등에서 던지는 ‘한국 경제는 질적인 면에서는 더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는 주의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이처럼 한국경제가 처한 오늘날의 상황은 예측 불확실한 위기단계 쯤으로 진단하는 게 타당해 보인다. 나라 안팎으로 온갖 불안요인, 위험요소에 시달리는 한국경제의 출구와 활로를 찾아볼 필요가 크다.

한국경제는 마치 한편의 드라마 같다는 생각이 굳어진다. 다음의, 이후의 줄거리나 결말을 섣불리 짐작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그래서 한국경제의 내일과 미래가 더 변화무쌍하고 흥미진진하게 느껴진다. 재미있는 드라마를 시청하는 기분이 들곤 한다. 불확실한 위기가 아닌 도전해볼만한 기회로, 변화에 휩쓸리는 객체가 아닌 진화를 주도하는 주체로서 한국경제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한국경제 드라마 특급 도우미는 금융..낙후된 금융, 불공정한 금융시스템으로 선진 경제 도약은 '공염불'

우선 정책은 한국경제 드라마의 연출과 같다. 드라마 연출자가 욕심을 내서 자신의 경력과 실력을 과신하면 반드시 시청자의 오해와 불신을 부른다. 자칫 소홀히 방심하면 근심, 걱정의 댓글 악플이 무수히 따라붙는 이치다. 정부가 경제정책을 과신하면 반드시 정책수혜자인 기업들의 불신을 자초하지 않던가.

기업은 한국경제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주연인 기업이 잘해야 한국경제라는 드라마를 살릴 수 있다. 정부나, 산업이나, 금융이나, 소비자 모두 주요한 경제주체임은 분명하지만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중소기업인의 번아웃 증후군,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워라벨 구현, 최저임금, 중소기업 적합업종 등 기업을 기를 죽이는 경제환경이 적지 않다. 드라마의 주인공인 기업이 마음껏 제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무대와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

산업은 한국경제 드라마를 제작하는 스탭이다. 연출가인 정부는 정책은 잘 펴야하고, 주인공인 기업은 연기에만 집중해야 한다. 그 역할이 바로 스탭으로서 산업의 몫이다. 기업을 지원하고 더불어 연구하고 서로 융합해야 한다. 고령화시대에 걸맞게 실버산업을 지역의 신성장 비즈니스, 지역형 프랜차이즈산업으로 주도해야 한다. 지역을 먹여 살리는 주력산업인 농업과 농업전후방연관산업의 산업적 가치와 지속가능성도 연구 개발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수한 지역인재를 발굴, 훈련해 지역산업의 대내 자생력을 지키고 대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한국경제 드라마의 특급 도우미는 단연 금융이다. 낙후된 금융, 불공정한 금융시스템으로는 선진 경제로 도약은 어림도 없는 공염불이다. 삼성증권 전산 사고와 도덕적 해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연금저축 등 금융소비자를 금융소외자로 내모는 후진금융 상품, 비효과적인 단기대출 관행, 금융공급자들의 불량정보 공유시스템 등 내부 금융적폐가 산적하다.  

국민은 한국경제의 관객이다. 드라마는 시청률에 목을 맨다. 시청자가 외면하는 드라마는 방영되지 않는다. 조기종영의 비극을 맞는다. 한국경제에서 국민은 단순한 관객이 아니다. 한국경제의 생사여탈권과 수명을 바로 국민이 결정한다. 한국경제는 곧 국민경제에 다름 아니다. 외부의 구경꾼이 아니라 객석에 앉아 감시하고 감독하는 또 다른 주인공인 셈이다.

이렇게 연출가 정책, 주인공 기업, 스탭 산업, 도우미 금융, 관객 국민의 총합이 곧 한국경제의 정체성이이자 잠재력이다. 결국 미래 경쟁력이자 혁신성장의 동력이다. 지금 한국경제는 지속가능 성장과 경제민주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일대 기로에 서있다. 이들 경제주체마다 얼마나 제 역할을 잘 수행하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 ‘드라마틱'한 한국경제의 반전드라마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필자 소개
권의종
(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겸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 호원대학교 무역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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