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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거취논란 속 KDI, "최저임금 인상에 올 고용 8만명대 감소"
김동연 거취논란 속 KDI, "최저임금 인상에 올 고용 8만명대 감소"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8.06.0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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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에 사실상 '직격탄'..경제정책 컨트롤타워 놓고 金부총리-장하성 간 '힘겨루기' 향배 주목
     김동연 경제부총리-장하성 靑 정책실장

[금융소비자뉴스 김영준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감소 효과가 최대 8만4,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감소 가능성을 국책연구기관으로서는 처음 제시한 것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최저임금인상 속도조절론'을 주장함에 따라 이번 KDI의 견해가 어던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둘러싸고 불거진 김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간 의견충돌에서 일단 김 부총리가 판정승을 거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책연구기관 KDI가 최저임금의 지속적 인상에 부정적 견해를 나타낸 것은 이례적이다.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둘러싼 김동연-장하성 간 힘겨루기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도 주목된다.

KDI는 4일 발표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미국과 헝가리의 관련 기존 연구결과를 이용해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감소 효과를 추정했다. 추정 결과 대략적으로 하한은 3만6,000명, 상한은 8만4,000명이었다.

상한의 근거가 된 헝가리의 사례를 보면 2000~2004년 최저임금을 실질기준 60% 인상했는데, 그 결과 임금근로자 고용이 약 2% 감소했다. 최저임금을 10% 인상하면 고용은 0.35% 감소한 셈이다.

하한의 근거가 된 미국의 사레를 보면, 최저임금 10% 인상은 10대(16~19세)의 고용을 1.5%, 20~24세 고용은 이보다 작은 정도로 감소시키고 성인 고용에 대한 영향은 없다는 결론을 1977년부터 4년간 대규모 연구에 걸쳐 도출했다. 최저임금 10% 인상 시 고용은 0.15% 감소한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KDI는 또 최저임금이 2020년 1만원을 목표로 내년과 내후년에도 15%씩 인상된다면 고용감소 영향이 내년 9만6,000명, 2020년 14만4,000명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인상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최저임금이 올해 고용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내년과 내후년에 15%씩 인상된다면 향후 '부정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달 15일부터 촉발된 김 부총리와 장 실장 간 '최저임금인상' 효과 논란에 KDI가 단기적으로는 장 실장의 주장을, 중·장기적으로는 김 부총리의 주장을 인정해줬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인상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우선 보고서는 올해 최저임금이 고용시장에 미친 영향은 없거나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최저임금 근로자가 밀집한 15~24세 남녀와 50대 여성층에서 고용감소 비율이 높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최근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독일은 2년 마다 조정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판단하는데 최소 2년이 소요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인상속도를 조절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저임금 인상속도 조절론의 이유로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서비스업 저임금 단순노동 일자리가 줄어들어 단순기능 근로자의 취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하위에서 약 30%의 근로자가 동일한 임금을 받으면 경력에 따른 임금상승이 사라져 근로자의 지위상승 욕구가 약화되고 인력관리가 어려워진다는 이유다.

특히 정부지원 규모가 급속히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2018년에는 3조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이 조성돼 최저임금 인상 안착에 기여했지만 최저임금 근로자가 크게 증가해 소요자금 규모도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더욱이 최저임금 근로자의 지원금이 커지면 근로자 임금 인상 때 정부지원금을 못 받게 돼 사업주 부담이 커져 임금을 인상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임금인상 기능을 정부가 대신하면서 노조의 존립기반이 약화되는 현상이 프랑스에서 발생하기도 했다.

최경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최저임금은 고용감소보다 노동시장의 임금질서를 교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며 "프랑스에서 최저임금이 2005년 임금중간값 60%에 도달한 이후 정부가 추가 인상을 멈춘 이유도 임금질서의 교란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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