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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연기금과 대체투자
공적 연기금과 대체투자
  • 전창환
  • 승인 2018.06.0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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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환 칼럼] 전 세계에는 자국민의 노후생활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로서 공적 연기금이 있다. 이는 사회 보장제도의 근간 중의 하나이다. 한국의 국민연금, 미국의 공적 연금(OASDI), 일본의 후생연금과 국민연금(일본의 전 국민 기초연금)이 가장 대표적이다.

큰손 공적 연기금, 주식·채권 이외 자산에도 투자

공적 연기금이 제도화된 이래 막대한 규모의 적립금이 쌓이면서 사회보장제도는 필연적으로 금융의 영역, 특히 자본시장과 자본시장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각종 금융기관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또한 동시에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Modern Portfolio Theory)’이 거대 공적 연기금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운용에 없어서는 안 될 원리로 자꾸 들어온다.

적립금을 특수한 국채에만 투자·운용하는 미국의 공적 연기금을 제외하면 전세계 주요 공적 연기금이 상당 정도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에 기대어 다변화투자(국내외주식, 국내외채권)를 해오고 있다. 적립금 규모가 워낙 막대해 대부분의 나라에서 공적 연기금이 자본‧금융시장에서 최대 큰손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한국의 국민연금 적립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NPS), 일본의 후생연금과 국민연금의 적립금을 운용하는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年金積立金管理運用獨立行政法人,GPIF)은 전 세계 5위내에 들 정도이다.

하지만 2000년대 초 이래,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주식, 채권 등 전통적 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 투자에 새로운 중대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대체투자 붐(열풍)이 바로 그것이다. 부동산, 인프라, 사모(private equity)펀드, 헤지펀드 등 주식, 채권 이외의 일체의 자산을 ‘대체투자자산’이라고 부르는데 흥미롭게도 공적 연기금이 대체투자의 핵심 주체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대체투자자산은 전통적 자산에 비해 어떤 차별적 특징을 갖는 것일까? 우선 대체투자 자산은 정형화된 공개시장을 통하지 않고 비공개 협상을 통해 개별적이고 특수하게 거래된다.

둘째, 이에 따라 대체투자자산의 가격 내지 시세형성 방법이 주식과 채권 등의 전통적 자산의 그것과 크게 다른 모습을 띤다. 즉 전통적 투자자산의 경우 공개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금융‧자산 시장 내에서 시세가 형성되고 확정되는데 비해, 대체투자자산의 경우 시장에서 가격형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시세확정을 위해서는 공정가치 평가 프로세스가 추가적으로 요구된다.

끝으로 수익과 비용의 측면에서 보면, 대체투자의 기초자산이 아주 다양한데다가 대체투자의 수익창출구조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자산의 운용에 비해 상당한 거래비용이 지출된다.

효자 노릇하던 대체투자, 수익률 크게 낮아져

한국의 국민연금(NPS)은 비교적 일찍 국내외 대체투자에 착수했다. 국내에서 대체투자에 대한 일정한 학습을 거친 뒤, 해외사모회사 등의 도움을 받아 해외대체투자에 나섰다. 대체투자가 국민연금 적립금 운용에서 비중과 중요성을 키워갔던 가장 큰 이유는 전통적 자산시장이 협소하고 포화상태인데다가 대체투자자산이 주식, 채권에 비해 더 높은 수익률을 실현해 줄 것으로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실제 2010년대 중반까지 해외대체투자가 높은 투자수익률을 시현하여 국민연금 기금운용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2017년에 들어 지금까지의 추세와는 달리 다소 우려스럽게도 해외대체투자의 수익률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사실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해외대체시장의 구조변화를 반영하는 것인지 아직 불분명하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전 세계 공적 연기금 및 앵글로 아메리칸 국가들의 공무원 연금 등이 대거 대체투자시장에서 몰리면서 예전처럼 좋은 투자대상을 손쉽게 획득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차제에 해외대체투자를 포함하여 대체투자 전반에 대해 재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칼럼은 다산칼럼의 동의를 얻어 전재한 것입니다.

글쓴이 / 전창환
·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
· 금융경제연구소(사) 연구기획전문위원
· 보건복지부/국민연금기금/성과평가보상위원회 전문위원

· 공·편저
〈현대자본주의의 미래와 조절이론〉 (문원, 1999)
〈미국식자본주의와 사회민주적 대안〉 (당대, 2004)
〈사회민주주의의 경제학〉 (돌베개, 2013)
〈한국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돌베개, 2016)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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