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8:20 (금)
새 포스코 회장에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 선임..'비주류 CEO' 등장
새 포스코 회장에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 선임..'비주류 CEO' 등장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8.06.24 16:51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말에 기습발표 “사외이사들의 반란"?..'포피아' 논란 속 부산대 경제학과 졸업..향후 경영과제 산적
 최정우(61)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

[금융소비자뉴스 김영준 기자] “주요 후보군 가운데 장인화·오인환 사장과 김진일·김준식 전 사장 등은 모두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것과 달리 최정우 후보는 거의 주목을 못받았는데 깜짝 놀랐다.”

포스코 이사회가 23일 최정우(61) 포스코켐텍 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임했다. 지난 4월19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사의를 밝힌 지 두 달여 만이다. 최 회장 후보는 포스코 창립 50년사에서 첫 비(非)엔지니어 출신 CEO다. 20년 만에 나온 비서울대 출신이기도 해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가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포피아(포스코+마피아)’ 비판을 의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포스코의 대표적인 재무통인 최 회장 후보는 1957년생으로 동래고와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해 정도경영실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을 거쳤다. 2015년 7월부터는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 2016년부터 최고포스코 CEO후보추천위는 최 회장 후보를 선임한 배경에 대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포스코그룹의 100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혁신적인 리더십을 보유한 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최 회장 후보는 포스코 50년 역사 최초의 비엔지니어 출신 내부 회장 후보로, 경영관리 분야의 폭넓은 경험과 비철강 분야 그룹사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포스코가 철강 그 이상의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 임원은 “동래고와 부산대를 졸업하고 포스코 주력부서인 철강생산·판매를 맡은 적이 없어, 그동안 포스코를 주도해온 ~2016년 포스코 구조조정에서 성과를 내면서 2016년 부사장, 2017년 사장으서울공대 출신과 대비되는 ‘비주류’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2015로 연속 승진했다. 하지만 올해 2월 포스코켐텍 사장으로 밀려나면서 권 회장과 껄끄러운 관계가 됐다.

최 후보는 7월27일 포스코 임시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공식 선임된다. 포스코에서 비엔지니어 내부 출신이 회장을 맡는 것은 황경로 2대 회장에 이어 두번째다. 2014년 권오준 회장의 전례로 보면 최 후보도 임시주총에서 경영비전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계열사의 한 대표는 “최 후보는 재무통답게 일처리가 꼼꼼하고 주위 얘기도 경청하는 스타일이어서 참모로서는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면서 “앞으로는 최고경영자로서 새 비전을 제시하고 강력한 추진력으로 내부개혁을 단행하는 리더십을 보이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직 사장들은 권오준 회장이 뒤를 민다는 소문이 파다했고, 전직 사장들은 문재인 정부의 실세들과 가깝다는 얘기가 많았다. 포스코의 한 임원은 “포스코 안에서 최 후보를 유력한 차기 회장감으로 생각한 사람은 드물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차기 회장 후보 선임 작업을 주도해온 사외이사들이 최 후보를 낙점한 것은 최근 언론과 정치권의 비판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포스코의 한 임원은 “정치권력이 회장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 틈을 이용해 내부 기득권 세력이 담합을 통해 차기 회장을 옹립하려 한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자 사외이사들이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안다”면서 “사후라도 책임 추궁을 당할 일이 없도록 하려고 뒤탈이 없을 후보, 무난한 후보를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포스코 계열사 대표는 이를 두고 “사외이사들의 반란”이라고 표현했다.

최 후보는 외부 정치권이나 사내 기득권 세력과의 연관성이 적다는 평을 받는다. ‘비서울대’이고, ‘권오준 키즈’가 아니라는 점도 주목된다. 이는 포스코가 정권 교체기마다 되풀이돼온 회장 중도하차의 악순환을 끊고, 내부 개혁을 단행하는데 유리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포스코 차기 회장이 풀어나갈 경영과제는 한둘이 아니다. 철강 수요 부진이 좀처럼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기조 확산으로 수출길도 좁아지는 등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60조6551억원, 영업이익 4조6218억원으로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내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지만, 수익성 확보를 위한 내실경영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철강 일변도에서 벗어나 비철강 부문에서 ‘새 먹거리’를 발굴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를 ‘글로벌 소재기업’으로 키워내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예상보다 빠른 6월23일 최정우 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해 발표했다. 이례적으로 차기 회장 내정자를 주말인 토요일 오후에 전격 발표한 배경에 대해 외풍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포스코를 이끌 차기 회장 후보는 늘 평일에 공개됐다. 포스코 차기 회장 자리에 누가 오를지 관심도가 높은 상황에서 시간을 끌게 되면 정치권을 비롯해 외풍이 작용할 여지를 줄 수 있다는 시각이다. 또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함으로써, 총선이 끝나 어수선한 상황에 있는 정치권의 간섭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라는 견해도 있다.

회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과 갈등이 최 회장 후보가 선임 절차를 마무리한 후에도 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최 회장 후보가 권 전 회장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인사로 꼽힌다는 점이 부담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마지막까지 최 회장 후보와 회장직을 놓고 겨룬 장인화 포스코 사장의 경우 초반부터 유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지만, 정치권으로부터 '권오준 라인'으로 분류되며 권 회장 측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의혹에 시달리기도 했다. 최 회장 후보는 권 전 회장이 2014년 설치한 컨트롤타워인 가치경영센터의 수장을 맡아 그룹 구조조정을 추진한 이력 때문에 업계에서 역시 권 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최 회장 후보는 24일 “포스코 회장 후보로 선정돼 영광스러우면서도 어깨가 무겁다”며 “포스코가 명실상부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마음가짐과 신념이 필요하다. 임직원, 고객사, 공급사, 주주, 국민 등 내·외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상생하고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조성해 공동 번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