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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안보, 비정상이 일상화될까 두렵다!
경제와 안보, 비정상이 일상화될까 두렵다!
  • 임정덕
  • 승인 2018.08.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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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덕 칼럼] 견디기 힘든 무더위가 오래 지속되고 있다. 계절은 바뀔 수밖에 없고 이 염천도 언젠가는 물러갈 수밖에 없다. 극단적으로 지구 대기환경이 변하여 한반도가 아열대 혹은 열대지역으로 변한다 하더라도 이런 상태는 똑 같이 지속될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은 ’비정상의 일상화‘로 될 수는 있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에 따른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현재 한국의 상태가 최근의 기후와 닮은 점이 많아지고 있다. 한 나라의 상태와 장래를 측정하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는 밖으로는 외교를 포함하는 안보이고 안으로는 정치를 포함하는 경제이다. 먼저 경제는 숙명적으로 성장을 요구한다. 인간은 ‘전 보다 못하거나’ ‘남 보다 못하면’ 불평과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두 가지가 똑 같이 중요하지만 굳이 선, 후를 가리자면 성장이 앞서야 한다. 커 가는 조직이나 사회에서는 불만도 참게 만들 여지가 있지만 쪼그라드는 집안에서는 불평과 원망, 분열이 앞서기 마련이다. ‘조삼모사’의 방법으로 원숭이는 일시 속일 수 있어도 먹을 양식이 넉넉하고 일자리가 마땅치 않으면 한 사회의 정상적인 발전은 불가능하다.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지 않아 보이는 경제학 이론을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이유는 그 이론에 벗어나는 정책이나 시도는 결국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실험이나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지난 세기에 걸쳐 미국과 소련으로 대표되는 자본주의와 공산(사회)주의의 대결 실험과 남북한으로 대표되는 국가 간 실험으로도 경제학 이론이 증명되어 있다. 약간의 변형과 응용은 있어도 근본적으로 이를 벗어나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는 하지만 현 집권세력이 각종 포퓰리즘으로 포장한 자신의 이념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경제보다 앞서는 것이 안보이다. 경제적 번영을 보장하는 것은 안보이다. 적대 세력으로부터 자기 나라의 안과 밖을 지킬 수 없으면 그 나라의 독립적 존속은 보장되지 않는다. 어떤 나라든 혼자서 할 수 없으면 동맹이나 연합으로 힘을 보완해서라도 국가의 존립과 나라의 이익을 지키고자 한다. 한 나라에 경찰이나 군대가 없는 상태를 상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경제가 오늘처럼 성장 발전 한 것도 한미상호방위체제 하의 굳건한 안전보장 덕분이다.

인간관계에서는 내가 손해를 보면서도 끝까지 선의로 대함으로서 상대방을 감동시키거나 관계를 바꾸는 일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국가관계에서 선의와 호의만으로 대결이나 전쟁을 평화나 승리로 이끈 예는 역사에 없다. 내가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고 나를 도와줄 세력조차 없으면 굴복할 수밖에 없다. 국방력은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만일의 사태나 위험에 대비한 투자와 같다. 앞으로 위험 확률이 낮아질 것 같아 보인다고 먼저 투자를 줄이거나 대비를 소홀히 하면 결국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 철군이나 군축 논의, 평화협정 등에서 엄격한 상호주의를 주장해야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경제도 안보도 과거의 경험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도 한반도 적화통일을 최고의 목표와 가치로 삼고 핵 포기를 회피하고 있는 북한을 주적으로 삼아서 분단과 희생의 막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나라에서 이제는 총리마저 적의 수반을 공개적으로 칭송한다. 그렇다면 오늘도 155마일 휴전선을 밤새워 지켜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어떤 사명감이 생겨나게 될까? 더 나아가 일방적으로 국방력을 약화시키는 정책들을 쏟아내고 자신을 지켜주어야 할 동맹관계를 스스로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서슴지 않는 정치가 이 무더운 여름을 더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태가 그대로 지속될 수는 없다. 다만 떨칠 수 없는 걱정은 이런 안보와 경제의 비정상 상태가 기후변화와 같이 ‘비정상의 일상화’로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경제와 안보 현실이 지속되어서는 결코 안 될 일이지만, 지금의 상태를 허용한 것은 어쨌든 국민의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효원학술문화재단 이사장
(전) 부산발전연구원장
(전) 한국남부발전 상임감사위원
(전)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


저 서

적극적 청렴-공기업 혁신의 필요조건, 2016
부산 경제 100년-진단 30년+ 미래 30년, 2014
한국의 신발산업, 산업연구원,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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