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23:35 (금)
개혁은 커녕 적폐만 쌓고 있는 코레일 오영식 사장
개혁은 커녕 적폐만 쌓고 있는 코레일 오영식 사장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8.09.13 16:22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원들에 국회의원 후원금 강요 적발돼

낙하산 인사, 명퇴자 자회사 재취업 등 잇단 잡음속에 경영능력 도마
▲지난 2월 취임식을 갖고 있는 오영식 코레일 사장.
▲지난 2월 취임식을 갖고 있는 오영식 코레일 사장.

[금융소비자뉴스 김영준 기자] 개혁의 깃발을 높이 들었으나 적폐만 쌓이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코레일을 이끌고 있는 오영식 사장 이야기이다.

오영식 사장은 지난 2월 철도행정 경험이 없어 ‘낙하산인사’라는 비난이 있었으나 무난히 코레일에 입성했다.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청년위원장을 지내고 19대 대선에서 문재인후보 캠프 조직본부 수석부본부장을 지낸 친문 실세 정치인이라는 경력이 코레일 개혁에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눈치보지 않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도 했지만 학연이 있는 인물을 홍보실장으로 영입하고 명예퇴직금을 받고 다시 자회사에 재취업하는 해묵은 관행도 재연됐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는 ‘직원들에 대한 국회의원 후원금 강요’ 사건이 터져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더욱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어 비상이다. KBS의 12일 단독 보도에 따르면 코레일은 직원들에게 국정감사에 대비, 자사와 관련이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정치 후원금을 내라고 이메일을 통해 독려했다.

후원금 독려 이메일은 한 달 새 여러 차례 발송됐고, 부처장 독려까지 이어졌다. 부처별로 특정 의원을 할당한 정황도 있다. 납부방법까지 자세히 설명하고 회사명은 밝히지 말라는 주의까지 당부했다. 이메일 마지막엔 부서별 후원 실적을 취합해 제출하라며 양식도 첨부했다.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의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
실제 KBS가 입수한 코레일 내부문건에 따르면 코레일은 부처별로 국토교통위 소속 의원 29명을 전담하고 의원별로 담당 직원까지 정했다. 후원금 기부 부처는 10여 곳이나 됐다. 담당 직원은 국회의원 후원금을 독려하고 국감 때마다 해당 의원실에서 질의서 등을 취합했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업무나 고용 관계 등을 이용해 외부인에게 후원을 알선할 수 없다. 코레일 측은 메일을 보낸 직원에 대해 확인이 어렵다는 말만 하며 숨기기에 급급하다. 관련자들은 모두 연락두절이다.

파장이 커지자 코레일은 뒤늦게 내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모르는 일”이라며 “지금 감사를 요청해서 감사 결과 내용을 보고 거기에 합당한 조치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은 이에 대해 “내용이 사실이라면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영식 사장은 모르는 일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일이 윗선의 암묵적 지시나 동의가 없이 실무자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메일이 후원금 납부방법을 상세히 설명하고 부서별 납부 실적까지 취합, 보고하도록 하고 비슷한 내용의 내부문건도 발견됐기 때문이다.

직원들 사이에선 지금이 어느 땐데 이런 구태가 재연되느냐며 지도부의 안이한 자세에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KT가 카드깡으로 국회의원들에게 후원금을 보낸 사건으로 검참과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런 일이 터져 더욱 난감해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이미 8월 말 한 인터넷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공감뉴스’는 ‘코레일 불법정치후원금 강요논란’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하자 코레일은 ‘정치자금 강요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보름 남짓 지나 방송보도로 다시 불거졌다.

이들 두고 홍보라인의 대응이 미숙하다는 비판이 높다. 더욱이 홍명호 홍보실장은 지난 2월 공모 당시 오영식 사장과 고려대 법과대학 85학번 동기동창이라는 전력으로 인해 안팎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코레일은 정실인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홍보전문가여서 영입했다고 하면서도 자세한 이력은 공개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코레일 직원들은 인터넷언론이 보도했을 때 초기대응을 잘했으면 한번 매를 맞고 끝났을 것이라며 과연 홍 실장이 홍보전문가인지 의심이 든다고 수군거리고 있다.       

최근에는 코레일네트웍스 대표이사 직무대행에 하석태 전 서울 양천구 시설관리공단 본부장이 선임돼 한동안 잠잠하던 낙하산 인사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하 신임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고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한샘학원 대표강사와 하석태영어학원 대표를 거쳐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했다. 승차권 발권 및 철도고객센터를 위탁 운영하고 전국 주요 철도역의 주차장과 광역철도 역사, KTX 셔틀버스, KTX 특송 등을 관리·운영하는 코레일네트웍스와는 업무연관성이 멀다. 오히려 정치권과 관련이 깊다. 2012년엔 당시 문재인 대통령후보 캠프에 서울특별시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참여했으며, 2014년과 2016년엔 각각 양천구청장 선거와 양천구갑 국회의원 선거에 직접 예비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후보 캠프의 유세본부장을 맡아 활동했다.

또 지난 5월 공공기관 정보를 공개하는 알리오에는 코레일 명예퇴직자 중 상당수가 규정을 어겨 자회사에 재취업했다는 자체 종합감사결과가 실리기도 했다. 명퇴자가 퇴지금을 받고 곧바로 자회사로 옮기는 것은 지난 2013년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됐었다.

코레일의 이러한 잇따른 잡음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촛불로 탄생한 정부가 민심을 외면하고 자기들끼리 챙겨먹으면 종전과 다를게 뭐가 있느냐며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