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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아’ 최종구-위성백, 왜 우리금융 지배구조 간섭하나
‘모피아’ 최종구-위성백, 왜 우리금융 지배구조 간섭하나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8.10.2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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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예보,민영화 2년 만에 뒤집힌 '자율경영' 약속...시국 어수선한 사이 ‘새 관치금융’ 부활 우려
                     위성백(왼쪽) 예금보험공사 사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우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부 시절 국제금융과장, 국제금융심의관을 지냈으며 기획재정부에서 국제금융국장,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을 지냈다. 지난해 3월 수출입은행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 들어 대망의 금융위원장에 올랐다.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행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 정책총괄과장, 국고국장을 거쳐 현재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근무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두 사람의 공통점은 이른바 ‘모피아(옛 재무부의 영문 이니셜 MOF와 범죄조직 마피아의 합성어)’라는 점이다. 금융권에서는 금융계 내의 재무부 출신들을 이렇게 부른다. 옛 재무부 출신들이 그만큼 막강한 파워와 연대감을 과시하는 탓이다.

민영화한 우리은행 지배구조 문제 놓고 정부가 민간 금융산업에 간섭하는 인상

우리나라 금융권을 쥐락펴락하는 이들 두 사람이 최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한 목소리를 냈다. 이미 민영화했다고 선언한 우리은행의 지배구조 문제에 관해서다. 정부가 민간 금융산업에 간섭을 하는 인상을 풍기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바짝 엎드려있다가 시국이 어수선하니까 마치 모피아 세력들이 활개를 치는 인상마저 든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우리은행 과점주주들의 경영권 보장 약속이 다시 후퇴하는 조짐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시작이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임 여부에 대해 "우리의 판단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전 정권 시절 정부 지분 매각을 하면서 경영자율권 보장을 전제로 과점주주 체계를 만들었다. 특정 대주주가 생기는 것을 차단하는 위한 것이다. 그러면서 사실상 집단지도 체제를 구츨해 매각 지분의 가격이 오르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이 자율권 보장을 전제로 7개 기관투자가는 지분 29.7%를 총 2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키움증권(4%), 한국투자증권(4%), 한화생명(4%), 동양생명(4%), 유진자산운용(4%, 이후 2.5% 매각), 미래에셋자산운용(3.7%), IMM PE(6%) 등 7곳이다.

커지는 우리은행 경영 자율성 우려...지배구조 결정도 주주들이 스스로 결정 못 해

당시 금융당국도 자율권 보장을 약속했다. 2016년 11월 우리은행 지분매각 최종 낙찰자 선정 관련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예보가 가진 21.4% 잔여지분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보유"라며 "예보는 공적자금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역할만 한다"고 선언했다. 또 "우리은행은 이제 정부 소유 은행이라는 굴레를 벗었다"고 천명했다.

이어 다음 달 우리은행 과점주주 5개사 대표를 만나서도 "민영화한 우리은행의 자율경영에 대한 정부 약속은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이렇게 최대주주인 정부(예보)가 자율 경영의 가장 핵심적인 사항인 인사권에 더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약속은 최근 급변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임에 대해 자율경영을 원칙으로 내세우면서도 "우리의 판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후 예보와 금감원이 실제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경영 자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애초 우리은행이 지주회사를 추진한다고 할 때부터 금융계에선 의외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과거 우리금융지주가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를 대부분 매각했고, 현재는 은행과 카드사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사실상 은행만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금융위는 바로 우리은행의 지주회사 전환 계획에 곧바로 긍정적인 사인을 주고, 이젠 자율경영의 핵심인 지배구조 결정조차 과점주주들이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다.

우리금융 회장직 분리할 경우 과거처럼 청와대-정치권서 내려보낼 가능성도 엿보여

실제로 우리은행과 과점주주들의 지주회사 전환 관련 지배구조 논의는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예보가 지배구조에 관한 입장을 내기로 하고, 금감원은 설립 예정인 지주회사의 임원 명단을 제출할 것을 종용하면서 과점주주들은 현 상황에 상당히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에 이어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22일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 지배구조에 의견을 내겠다고 했다. 금융감독원도 앞으로 만들 지주회사에 들어갈 후보 임원들의 명단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피아 선후배들과 당국이 서로 입을 맞춘 듯 맞장구를 치는 인상이다.

예보는 현재 우리은행 지분 1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정부는 지난 2016년 예보 보유 우리은행 지분을 과점주주에 분할 매각하면서 경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과 상반된다

현재 신설되는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우리은행장을 겸직하는 문제를 놓고 은행권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우리금융 회장 직을 분리할 경우 과거처럼 청와대나 정치권에서 내려보낼 가능성도 엿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앞으로 회장과 행장직을 어차피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겸직 기간 회장이나 행장을 노리는 세력이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지배구조를 흔들 확률이 높다”면서 “최근 최종구 위원장이 위성백 사장이 짜맞춘 듯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이런 시각에서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오는 26일 이사회를 소집, 지주회사의 지배구조 체계를 논의할 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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