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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회장은 '행운아(?)'...KT 국회의원 불법후원 수사 '용두사미'
황창규 회장은 '행운아(?)'...KT 국회의원 불법후원 수사 '용두사미'
  • 임동욱 기자
  • 승인 2018.12.2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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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0월 국감 앞두고 '면피성' 피고발인 조사 후 손놓아...검경 모두 수사의지 없는 듯
▲각종 사건으로 경찰 출석 등에 불려 다녔던 KT 황창규 회장.
▲각종 사건으로 경찰 출석 등에 불려 다녔던 KT 황창규 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KT의 국회의원 불법후원 사건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어물쩍 넘어가고 있다.

이 사건은 연초에 불거졌다. KT 황창규 회장과 임원 등이 지난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법인자금으로 상품권을 산 뒤 되팔아 마련한 현금으로 비자금 11억5천여만원을 조성하고, 이 가운데 4억4천190만원을 전현직 국회의원 등 정치인 99명에게 제공한 것을 말한다. 이에 KT 새노조, 약탈경제반대행동 등 시민단체 등은 황 회장 등을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제공 및 횡령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그러나 통신적폐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보였던 수사는 줄곧 갈지자 행보를 보여왔다.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신경전, 100명 가까운 국회의원이 연루된 점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보듯 정치권과 유착돼 줄타기를 해온 KT의 구태가 적폐 청산의 기치를 높이 둔 문재인 정부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KT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대한 수사는 지난 10월 이후 더 이상 들려오지 않고 있다. 당시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청 지능수사대는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예정된 10월 16일 전에 약탈경제반대행동 홍성준 사무국장을 불러 2시간 남짓 피고발인 조사를 벌였다.
조사를 받고 나온 홍 국장은 “조사라고 했지만 특별한 건 없었다”며 “우리(경찰)도 열심히 수사하고 있으니 오해하지 말라고 하는 등 해명과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홍 국장을 부른 것은 국정감사 대비용이었다. 즉, 국회의원들이 국감에서 KT 정치자금법 위반사건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추궁할 경우에 대한 답변용으로 형식적으로 조사를 벌였다는 것이다. 홍 국장은 “수사에 대한 경찰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없었고 일종의 통과의례, 요식행위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후 수사는 진전 없이 개점휴업이다. 경찰이 손을 놓고 있으니 검찰도 지켜보고만 있다.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있지만 행사를 하지 않고 있다. 해를 넘기면 수사동력이 더 떨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앞서 경찰은 지난 6월 KT 황창규 회장을 이 사건의 주범으로 보고 황 회장을 포함, 전현직 임원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이 금품수수자 즉 국회의원에 대한 소명이 미진하다며 영장을 모두 기각하는 바람에 쓴맛을 봤다.

경찰은 이후 추가 조사를 벌였으나 황창규 회장에 대해 혐의를 입증할 새로운 자료를 찾지 못하자 지난 9월 황 회장을 구속영장 재신청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신 경찰은 구현모 사장, 맹수호 전 사장 등 전현직 임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이마저도 영장을 기각, 경찰의 사기를 꺾었다.

기각사유는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받은 쪽, 즉 국회의원에 대한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3인의 영장 재신청사유로 증거인멸 정황을 제시했는데 검찰은 (구속사유에 해당이 안되는 것으로) 그렇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구속사유가 없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검찰의 잇단 영장기각에 대해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찰의 ‘경찰 길들이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6월 정부가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에 서명한 이후 검찰과 경찰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갈등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해관 KT 새노조 대변인은 “적폐 청산이 시대적 과제라는 것이 대통령부터 정부 여당의 방침인데, 검찰은 ‘국회의원 수사를 안했다’고 기각하고, 경찰은 이 사건으로 ‘국회의원을 어떻게 다 조사하느냐’고 하고, 황창규는 ‘모르겠다’고 서로 핑퐁을 하면서 KT의 적폐는 계속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검경 모두 수사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약탈경제반대행동 홍 국장도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사건, KT의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에 대한 골프접대 추문 등에도 꿋꿋이 버티는 황 회장은 참 운이 좋은 것 같다”며 씁쓰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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