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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꿩 먹고 알 먹는' 후순위채 발행…다시 '먹튀' 논란
SC제일은행,'꿩 먹고 알 먹는' 후순위채 발행…다시 '먹튀' 논란
  • 손진주 기자
  • 승인 2019.01.2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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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순위채 6천억 발행해 그룹이 중간배당으로 5천억 가져가고 1천억원 '고리대금'
은행측, 1천억원 투자라 강변하지만 사실상 빚으로 재무구조건실화에 도움 안돼

[금융소비자뉴스 손진주 기자] SC제일은행이 국내에서 계속 은행업을 영위하기 보다는 챙길 것은 최대한 챙긴 후 ‘봇짐’을 싸겠다는 듯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한동안 잠잠하던 SC제일은행의 ‘먹튀’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21일 최근 SC제일은행이 5000억 원의 배당을 실시하면서 자본확충을 위해  6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 채권을 발행키로 한 것은 전형적인 ‘먹튀’전략으로 보고 있다.  SC제일은행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SC그룹이 은행의 재무구조 건실화를 추진하기 보다는 배당도 받고, 채권도 챙기면서 이자도 받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6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SC그룹이 인수하는 조건의 10년 만기 후순위채권 6000억원 발행과 2019년 중간배당으로 5000억원을 지급하는 자본구조 개선 결의안을 승인했다. SC제일은행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SC그룹에 사실상 5000억 원대의 중간배당을 모두 SC그룹에 몰아주는 셈이다.

대신 SC제일은행은 SC그룹의 은행인수 조건이었던 10년 만기 원화 6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키로 했다. 후순위채권은 SC제일은행이 부실은행으로 지정되는 최악의 경우 채권보유자의 동의 없이 상환의무가 없어지는 조건부 채권이다. 이는 SC제일은행입장에서는 자기자본 확충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평소에는 이자를 내야 해 사실상 빚이라고 볼 수 있다.

SC그룹이 오는 28일 발행 후 전액을 인수할 계획이다. SC그룹이 후순위채권 발행 규모가 배당 규모를 웃돌면서 SC제일은행은 SC그룹으로부터 1000억원의 추가 투자를 받는 모양새다. 이 그룹은 후순위채권 발행 차액에 대한 이자로 1000억원에 대해서는 연간 160억 원에 10년간 1600억원대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받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투자라기보다는 이자장사의 성격이 짙다.

즉 SC제일은행은 국내에서 재무구조건실화를 통해 적극적인 영업을 하겠다는 의지는 낮고 배당 등을 최대한 늘려  투자원본을 훨씬 초과하는 과실을 송금한 후 은행에 부실이 쌓여 회생불능사태에 이를 경우 문을 닫겠다는 속셈인 것 같다는 먹튀 논란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SC제일은행측은 이번 중간배당과 후순위채발행은 은행에 이익이 됐지 손해보는 결정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대규모의 중간배당을 했지만 그 이상으로 후순위채권을 발행해 SC그룹에 매각하는 만큼 1000억 원대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역시 "국내 은행 중 선도적으로 글로벌기준에 부합하는 자본구조를 고려하는 동시에 SC그룹의 투자확대도 이뤄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박 행장이 SC그룹의 ‘먹튀 전략’에 놀아나고 있는 것 같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박행장의 ‘투자론’에 동의 할 수 없고 후순위채 발행, 즉 빚을 내 거대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고 은행부실화 때 SC그룹의 상환의무가 없도록 한 것은 아무런 실익을 기대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지적한다.

금융권은 박 행장의 'BIS(국제결제은행) 비율' 상승 발언에 대해서도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이 비율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증자로 이를 통해서는 보통주 자본비율, 기본자본 비율, 자기자본 비율이 모두 올라간다. 그렇지만 후순위채권은 자기자본 비율만 높아지게 대 최상의 방법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SC제일은행이 최근 10년간 초기와는 달리 추가투자를 거의 하지 않을 것도 국내에서 은행업을 보다 활발하게 영위할 의지가 없음을 말해준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보다 파생상품을 비교적 많이 취급하는 외국계 은행들이 파생상품 관련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강화하는 IFRS9 도입으로 지속적인 실적 부진 딜레마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시장 내 존속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내세우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다소 부족한 핀테크(IT+금융) 기술력과 고액배당 논란, 지지부진한 인력 충원 행보 등으로 일각에선 다시금 ‘철수설’이 피어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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