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만 되면 '개미' 울리는 `올빼미공시` 이대론 안된다
연휴만 되면 '개미' 울리는 `올빼미공시` 이대론 안된다
  • 손진주 기자
  • 승인 2019.02.0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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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前 `어닝쇼크` 슬며시 투척…"경영진 스스로 신뢰 회복 위해 지양하는 자세 필요"

[금융소비자뉴스 손진주 기자] 5일간의 긴 설 연휴를 틈타 '올빼미 공시'가 또 다시 기승을 부렸다. 지난해 연말 증시 폐장을 앞두고 쏟아졌던 악재성 공시가 설 연휴에도 등장한 것이다.

올빼미 공시란 기업에 불리한 주요 사실을 장 마감 후나 주말 또는 연휴 직전에 공시하는 것을 말한다. 연말 증시 폐장 기간이나 명절 직전 등에 빈번히 일어나는데, 올해 설 연휴에도 예외는 없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설 연휴를 앞둔 지난 1일 코스피시장에서 장 마감 후 작년 한 해 동안의 실적 공시를 쏟아낸 기업은 모두 23곳이었다. 이 중 대부분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설 연휴를 틈타 여전히 '올빼미 공시'가 기승을 부린 것이다. 실적 발표 시즌을 맞은 가운데 설 연휴를 앞두고 '어닝쇼크' 소식이 쏟아져 나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일진전기는 오후 4시14분 지난해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전 사업연도보다 584% 악화된 142억6000만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일진전기는 "우발 채무 발생으로 당기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유진증권 역시 장 마감 후 악화된 실적을 공시했다. 이 회사는 전년 대비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율촌화학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6%, 당기순이익은 46% 줄어들며 반 토막 났다. 웅진은 자회사 웅진진씽크빅이 타법인 주식 양수 대금 마련을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1000억원을 차입했다고 공시했다. 총 단기차입금은 1900억원으로 늘었다.

이 밖에도 SK에너지, 아세아시멘트, 삼양홀딩스, KPX홀딩스, 일진전기 등이 악화된 실적을 장이 마감한 후 공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일 오후 4시23분께 자회사 SK에너지의 작년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작년 SK에너지의 영업이익은 82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5% 급감했다.

폐장 후 실적을 알린 일진전기 역시 작년보다 583.69% 악화된 143억원의 당기손실을 냈다. 일진전기 측은 "우발채무 발생에 따른 감소"라고 밝혔다.

농심홀딩스 자회사 율촌화학 역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178억원, 1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46.1% 각각 감소했다고 장 마감 후 공시했다.

이외 유진증권, KPX홀딩스, 문배철강, 자화전자, 삼양홀딩스, 한국주강 등도 투자자 관심이 비교적 떨어지는 연휴 직전, 장 마감 후 어닝쇼크를 줄줄이 발표했다.유가증권시장뿐 아니라 코스닥시장에서도 올빼미 공시는 계속됐다.

나스미디어는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장 마감 후 발표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했으며, 당기 순이익 또한 같은 기간 41% 줄어들었다.나우아이비캐피탈 또한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 순이익 등이 모두 전년 대비 절반 수준도 안 되는 실적을 장이 닫힌 후 공시했다.

또 인트로메딕, NE능률, 버킷스튜디오, 동운아나텍, 모두투어, 이화공영, 서호전기, 아바텍, 한탑, 이노와이어리스, 디스플레이텍 등이 악화된 실적은 장 마감 후 발표했다.이 밖에도 메디포스트는 장이 닫힌 후 화장품 사업과 관련한 일체의 사업부를 양도한다는 공시를 올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주권매매거래정지 처분을 받았다.

차입결정, 유상증자결정 등 경영 주요 사항도 연휴를 틈타 쏟아져 나왔다. 네이버는 종속회사 라인페이가 운영자금 2050억원을 조달할 목적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올빼미 공시는 투자자 피해로 고스란히 돌아간다. 실제 작년에도 한미약품은 기술수출한 신약의 임상이 중단됐다는 사실을 설 연휴 직전 발표했다. 연휴 직후 주가는 8.5% 급락했고, 투자자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수많은 기업이 주가를 보존하기 위해 투자자들과 주주들의 눈을 피해 악재성 공시를 올리지만 이를 제도권 내에서 규제하기는 불가능하다. 지연공시에 대한 고의성을 따지기 어려운 탓이다.

더욱이 주가 하락을 피하기 위한 올빼미 공시가 기업이 의도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투명 공시를 하는 것이 기업 이미지 제고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올빼미 공시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2006년 금융감독원은 올빼미 공시 행태를 개선하기 위해 공시서류 제출시간을 '평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에서 '평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변경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공시의 전파성을 고려하면 더 이상 시간을 단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결국 경영진 스스로 기업 신뢰 회복을 위해 이를 지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경영진의 개선 노력이 중요하다"며 "주주들을 통해 불량 공시 행태는 기업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이미지만 악화시킬 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기 어렵다는 게 경영진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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