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기자] 남양유업이 국민연금의 배당 확대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배당을 늘리면 오히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더 혜택을 보는 만큼 사내유보를 늘려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더 낫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남양유업은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분율 6.15%를 가진 국민연금이 주주 권익을 대변한다는 논리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합법적인 고배당 정책을 이용해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이익 증대를 대변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남양유업은 "최대 주주 51.68%와 특수관계인 2.17%를 합치면 이들의 지분율이 53.85%에 달해 배당을 확대하면 증가한 배당금의 50% 이상을 가져가는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이 혜택을 본다"며 " 사내유보금으로 기업가치 상승을 견인하고자 낮은 배당 정책을 유지해왔다"고 해명했다.
남양유업은 그동안 저배당 정책을 유지하며 사내유보를 해왔다. 고배당으로 회사 이익을 사외로 유출하기보다는 사내유보금을 통해 재무구조 건전성을 높이고, 장기투자를 위한 밑거름으로 활용해왔다는 주장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저배당 기조로 회사 이익의 사외유출을 최소화한 덕에 1997년 IMF 외환위기부터 '무차입 경영'이 가능했다"며 "이후 재무구조 건전성이 높아지고 기업의 가치는 더욱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배당을 확대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위원장 박상수 경희대 교수)는 지난 7일 주주권행사 분과위원회를 열어 '배당 관련 공개중점기업(남양유업)에 대한 주주제안 행사(안) 등을 검토, 논의한 바 있다. 논의 결과, 국민연금은 남양유업(주)에 '배당정책 수립·공시와 관련해 심의·자문하는 위원회(이사회와 별도의 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변경하도록 주주제안을 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