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기자] 중앙대 교수협의회가 두산그룹 측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중앙대는 제 식구라 할 수 있는 두산건설에 수천억원대의 학교 건물 공사를 수의계약 형식으로 맡겨 온 사실이 지난해 드러나면서 큰 문제가 됐다.
중앙대 교수협의회는 15일 발표한 성명에서 "공정한 수사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교수협의회는 중앙대 전임교수 800여명이 속한 단체다.
교수협의회는 성명서에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전임 총장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지만, 수사 진행 경과에 대해 어떤 것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수사 과정에 외압이 작용하여 수사가 대충 덮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든다"고 밝혔다.
교수협의회는 두산그룹에 인수된 중앙대 법인이 2008∼2015년 동안 2500억원에 달하는 신축 건설사업을 수의계약 형식으로 두산건설에 몰아줬다고 주장했다.교수협의회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는 수많은 비리 중 일부일 뿐"이라며 "두산그룹이 중앙대 행정을 장악해 제왕적으로 대학을 운영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학교내 신축건물 대부분 두산건설 독식...교육부 , 검찰 수사 의뢰
두산그룹은 지난 2008년 교육산업을 일구겠다며 중앙대를 인수했다.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중앙대 법인을 이끌던 박용성 전 이사장은 당시 두산중공업 회장이었으며 현재 중앙대를 이끌고 있는 박용현 이사장은 박용성 전 이사장의 동생으로 당시 두산건설 회장을 맡았었다.박 이사장의 아들은 박태원 두산건설 부회장이다.
문제는 두산건설이 한 식구가 된 중앙대의 수천억원대 건물공사를 독식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예산 절반 이상이 학생 등록금으로 운영비를 채워 넣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결국 두산건설로 흘러 들어간 돈은 학생들 호주머니에서 나간 셈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중앙대 건물 신축과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당하게 수의계약을 맺은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에 착수해 대형공사 5건이 두산건설에 일감으로 넘겨진 사실을 확인했다, 중앙대는 학교내 건물공사를 대부분 두산건설에 몰아줬다. 2016년 완공된 중앙대 100주년 기념관이 대표적이다. 지하 6층, 지상 12층 규모로 공사비만 1100억원이 들어갔다.
또 540억원 규모의 R&D센터도 각각 300억원과 500억원이 들어간 기숙사 건물 2동 등이 모두 두산건설이 시공했다. 모든 일감 몰아주기 공사가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다. 두산건설이 지난 10년간 중앙대에서 맡은 공사규모가 총 2500억원대에 달한다. 두산그룹은 2억원 이상 건설공사는 경쟁입찰해야 하는 현행법을 무시하고 일감 몰아주기 꼼수로 제식구 배불리기에만 급급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수 없는 처지가 됐다.
교육부는 중앙대와 두산건설의 이 같은 계약이 공정거래법 위반과 형법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과거 총장을 지낸 3명에 대해 지난해 검찰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 이 문제는 중앙대에서 맡기로 했다"며 "특별히 답변할 내용이 없다"고 구체적 언급을 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