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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거인'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별세…향년 87세
'침묵의 거인'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별세…향년 87세
  • 강승조기자
  • 승인 2019.03.0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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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중시 경영으로 '글로벌 두산' 기틀 닦아… 서울대병원에 빈소, 발인은 7일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기자]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이 3일 밤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박 명예회장은 1932년 서울에서 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6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경동고를 졸업했고 1951년 자원해서 해군에 입대해 한국전쟁에 참전용사로 활약했다. 군 제대 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경영학을 공부으며 1960년 한국산업은행에 공채로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63년 동양맥주 평사원으로 두산그룹에 발을 들였고 이후 한양식품 대표, 동양맥주 대표, 두산산업 대표 등을 거친 뒤 1981년 두산그룹 회장에 올랐다.

고인은 인화를 중심으로 인재를 중시한 경영으로 '글로벌 두산'의 기틀을 닦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좀처럼 먼저 입을 열지 않았고 상대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고서야 자신의 뜻을 짧고 간결하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적 결단의 순간에도 실무진의 의견에 먼저 귀를 기울였으며 다 듣고 나서야 방향을 정했다고 한다.

한번 일을 맡기면 상대를 신뢰하고 오래도록 지켜보는 '믿음의 경영'을 실천한 고인에 대해 두산 직원들은 "세간의 평가보다 사람의 진심을 믿었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먼저 듣고 존중하던 '침묵의 거인'이었으며 주변 사람을 넉넉하게 품어주는 '큰 어른'이었다"고 말했다.

경영부문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회장 재임시절에는 국내 처음으로 연봉제를 도입했으며 대단위 팀제를 시행하는 등 선진 경영을 적극 도입했다. 직원들에게 유럽 배낭여행 기회를 제공하고 토요 격주휴무제를 도입했다. 동양맥주 재직 중이던 1964년에는 당시 국내 기업에서는 생소하던 조사과라는 참모 조직을 만들어 회사 전반에 걸쳐 전략 수립, 예산 편성, 조사 업무 등을 수행하며 현대적 경영체계를 세우기 시작했다.

고인은 창업 100주년을 앞두고 1995년 대대적인 혁신을 시도했다.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당시 주력이던 식음료 비중을 낮추면서 유사업종을 통폐합했다. 계열사수를 33개에서 20개로 대폭 줄였다.또 당시 두산의 간판사업이었던 OB맥주 매각을 추진하는 등 획기적인 체질 개선작업을 주도했다. 이같은 선제 조치에 힘입어 두산은 2000년 한국중공업, 대우종합기계, 미국 밥캣 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그룹 체질을 소비재에서 산업재 중심의 변신시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수 있도록 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정원(두산그룹 회장), 지원(두산중공업 회장), 딸 혜원(두산매거진 부회장) 씨 등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5일 오후 2시부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지며,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발인과 영결식은 7일이며, 장지는 경기 광주시 탄벌동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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