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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왕세제 만나고 결혼식 간 이재용, 삼성전자 주총엔 불참
해외서 왕세제 만나고 결혼식 간 이재용, 삼성전자 주총엔 불참
  • 강승조기자
  • 승인 2019.03.2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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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성 논란' 박재완·안규리 사외이사 선임 통과...협소한 주총장에 소액주주들 불만 '와글와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기자] 삼성전자의 실질적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20일 열린 삼성전자 정기주총에  결국 참석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올들어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나고 인도 부호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등 대내외 공식행사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냈으면서도 정작 자신이 오너인 회사의 주총에는 불참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날 주총에서 의결권자문사들이 독립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면서 반대권고했던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은 무사히 통과됐다.

이번 정기주총은 지난해 50대 1 액면분할이후 첫 번째 주총이어서 관심을 모았으며 예년의 2배 이상인 1000여명의 주주들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좌석을 800석으로 예년보다 두배로 늘렸지만 이마저도 부족했다. 주총이 열리기 전에 좌석은 가득 찼고 입장이 지연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주총장에 들어가려는 입장 대기줄이 사옥을 한바퀴 둘러싸는 진풍경이 연출됐으며 주총이 시작된 후에도 줄어들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20일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대표이사 등 사내·외이사진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정기주총을 개최했다. 참석여부에 관심을 끌었던 이재용 부회장은 자리를 하지  않았다.

이번 주총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의 '제50기'회의인데다 지난해 50대 1 액면 분할 이후 첫 번째여서 관심을 끌었다.액면분할로 2017년말 15만8000여명이던 주주 수는 지난해 말 78만8000여명으로 늘어났다.이날 회의에서는 각 사업부문별 경영 현황과 함께 올해 사업전략 발표에 이어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처리됐다.

삼정전자 정기 주총 작년 50대 1 액면분할 후 첫 번째...자리 모자라 주주들 불만이 터져나와

재계 관심을 끈 사외이사 후보인 박재완 전 장관과 안규리 교수는 무난히 이사진에 합류했다. 당초 의결권자문사들은 박 전 장관이 삼성의 후원을 받는 성균관대 교수 출신이라는 점, 안 교수는 2017년 호암상 수상자로 삼성과 관련이 깊은 만큼 사외이사로서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반대를 권고했다.

지난해보다 참석자가 2배 이상에 달해 치열한 찬반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당초 예상했으나 3건의 안건은 모두 표결 대신 주주들의 박수로 사실상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다만 일부 소액주주들가 장시간 대기한데 대해 경영진을 비롯한 회사측에 강한 어조로 항의하면서 주총은 지난해보다 길어진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주총 의장을 맡은 김기남 대표이사(부회장)는 인사말을 통해 "올해도 어려운 경영여건이 이어지고 있어 회사 전 분야에 걸친 근원적인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초격차를 확보하는 등 체질개선을 통한 내실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주주들에게 약속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0일 오전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의장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기남 부회장이 20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총에서 의장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TV 13년 연속 글로벌 1위, 스마트폰 글로벌 1위, 반도체 글로벌 1위를 달성하며, 연결기준 매출 244조원, 영업이익 59조원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이날 보고했다.다만 올해 실적에 대해서는 쉽지 않다는 점을 짚었다. 김 부회장은 "올해는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부품 수요를 견인했던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와 데이터센터 업체의 투자 축소 등으로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주가 하락에 대한 일부 소액주주들의 항의에  김 부회장은 "최근 주가하락의 요인으로는 미국 금리인상, 미중 무역전쟁, 글로벌 경기둔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하락국면 등이 있다"고 지적하고  "올들어 회복양상을 보이고 있어 어떤 상황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달성해 주가를 회복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모두 소각했으며, 분기 배당을 포함해 연간 9조6000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해 이사회의 책임과 독립성을 강화했다. 외국 국적,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등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정책도 시행했다.

이재용, 연초부터 왕성한 국내외 행보...인도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부호의 장남 결혼식 참석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인도 서부 뭄바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부호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의 장남 결혼식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에도 암바니 회장의 딸 이샤 암바니의 결혼식 축하연에 참석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암바니 가문 결혼식 참석은 삼성전자의 네트워크사업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릴라이언스 지오가 추진하는 이동통신 4G 네트워크분야의 핵심장비 공급사다. 5G 네트워크분야 등 여러 첨단기술분야에서도 협력을 추진하는 등 릴라이언스 지오는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다. 따라서 이 부회장의 결혼식 참석은 릴라이언스와의 협력확대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략적 차원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나 삼성전자의 5G 및 반도체 전시관과 반도체 생산라인을 소개하고 삼성전자와 아랍에미리트(UAE) 기업들 간 미래산업분야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앞서 지난달 11일 아부다비에서도 한차례 회동을 갖고 협력확대 방안 등을 모색한 바 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하락 따른 주주들 불만 터져..."경영 잘못했다면 전부 사표를 내라" 성토

이날 정기주총이 열린 삼성전자 서초사옥 주변은 주총에 참석하려는 소액주주들로 북적거렸다.

이날 오전 서초사옥 5층 주총장으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소액주주들이 대로변까지 늘어섰고 주총 시각이 가까워질수록 입장 대기 줄이 사옥을 한 바퀴 둘러싸는 광경이 벌어졌다. 이날 정기 주총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 액면분할을 시행해 소액주주가 대거 늘어난 이후 처음 열리는 것이다.

▲2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0기 정기주총에서 주주들이 주총장에 입장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2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0기 정기주총에서 주주들이 주총장에 입장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주총이 오전 9시 정각에 시작됐지만 그 시각에도 여전히 서초사옥 내부로 들어오지 못한 주주들이 건물 밖에 긴 줄로 늘어서 대기했고, 주총 시작 한 시간 반이 지난 오전 10시30분께야 주주 입장이 마무리됐다. 한 소액주주는 "삼성전자가 안전에 대해 강조하지만 지금 밖에 미세먼지가 난리인데 주주들이 한 시간씩 밖에 서 있다"며 "액면분할 이후 주주 많을 것이라는 건 다 나온 이야기인데 이런 식으로 주주를 입장시키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삼성전자 주식 하락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한 소액주주는 "지금 삼성전자 주식이 얼마 하는지 아느냐. 이사진들은 뭐 하고 있는 것이냐"라면서 "경영진들이 주가 하락에 대해 강 건너 불구경처럼 바라보고, 경영을 잘못했다면 전부 사표를 내라"고 성토했고, 일부 주주는 동조의 박수를 쳤다.

소액주주들은 평소 언론 등으로 숙지한 회사 상황과 IT 기술과 관련한 전문적인 질문들도 쏟아냈다. 이에 부문별 경영현황이 1시간 넘게 이어졌다.

시민단체와 민주노총, 이재용 경영권 박탈 촉구...'국정농단 주범이다 이재용을 구속하라' 팻말

한편 민중공동행동과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정권의 '국정 농단' 사건에 연루됐던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들은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 경영 승계를 위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과정에서 막대한 뇌물을 지급했고,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부가 다시 한번 확인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부회장의 국정 농단 범죄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며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고의적인 회계 조작이라는 결론을 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과 민중공동행동 관계자들은 '국정농단 주범이다 이재용을 구속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항의했다. 이 부회장이 철창 안에 갇힌 조형물도 서초사옥 앞에 등장했다.

민중공동행동은 한국진보연대와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50여개 진보 성향 단체들의 연합체로,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인 지난해 5월 10일 출범했다. 민중공동행동과 민주노총은 앞으로도 노동계,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대법원 집회, 삼성전자 사옥 앞 집회를 여는 등 이 부회장의 구속과 경영권 박탈을 위해 활동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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