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기자]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1조6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매각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영구채 매입 5000억원, 신용한도 8000억원 등 총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자본을 확충하고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이날 아시아나과 이같은 내용의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다시 맺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최대 1조6000억원 상당의 실탄을 확보하게 된다.이는 시장에서 예상한 1조원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금액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자는 차원에서 최대한 여유 있게 지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의 유동성 지원은 당장의 현금 지원과 마이너스 통장 성격인 신용한도로 나뉜다. 현금 지원은 5000억원 상당의 영구채 매입으로 구현된다. 영구채는 발행회사 결정에 따라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이다. 채권단이 영구채를 사주면 아시아나항공으로선 자본을 확충하는 효과를 낸다.
채권단이 5000억원 상당의 영구채를 매입해주면 당초 100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던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700%대로 내려간다. 마이너스 통장은 신용한도 8000억원과 Stand-by L/C 3000억원으로 나뉜다. 신용한도는 일반적인 용도이고, Stand-by L/C는 항공기 리스료 등 대외지급용도로 쓰인다.
이날 유동성 지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상반기 중 매각 절차를 본격적으로 가동해서 연내 새 주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즉각 실사에 착수한다는 입장이다. 실사 기간이 1~2개월임을 감안하면 입찰공고는 6월 중으로 예상된다. 7~8월 중 예비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의 실사 등 과정을 거치면 이르면 연말에는 본계약이 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자회사들을 묶어 파는 일괄매각 방식 가능성이 유력하다. 아시아나항공 부채(3조6000억원대)의 일부 변제, 구주 매각대금, 유상증자 및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2조원 안팎의 인수가격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