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기자] 쌍용자동차가 올 1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9분기째 적자행진을 하고 있다. 최근 렉스턴 시리즈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좀처럼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쟁사들이 올 하반기에 잇따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를 예고하면서 쌍용차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 매출 9332억900만원과 영업손실이 278억200만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3% 늘었으며 영업적자 폭도 11%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261억원, 차량판매대수는 3만4851대로 잠정 집계됐다. 그러나 영업적자는 9분기째 이어지고 있다.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계가 잇따라 올해 하반기에 SUV의 본격 출시를 예고하면서 쌍용차는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G4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 칸', 신형 코란도 등을 앞세우며 적자 탈출을 꾀했던 쌍용차의 계획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출시된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다 경쟁업체들이 SUV 출시를 알리고 나서면서 더욱 쌍용차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기아차는 플래그십 SUV '모하비 마스터피스'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이를 통해 콘셉트를 엿볼 수 있는 '양산형 모하비'를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하기로 했다.
한국지엠은 대형SUV '트래버스'와 정통 아메리칸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공개했다. 한국지엠은 올해 하반기부터 두 모델들의 공식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는 자사의 중장기 비전을 보여주는 크로스오버 SUV 'XM3 인스파이어'를 내년 1분기에 출시한다. 국내 고객들의 취향을 겨냥해 디자인된 XM3 인스파이어는 '한국시장을 위한 차세대 부산 프로젝트의 주인공'으로서 부산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같은 상황이다보니 쌍용차가 더욱 다급해졌다. 쌍용차는 최근 렉스턴 시리즈의 활약에 힘입어 매년 적자 폭을 줄여오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 칸 등의 실적 견인으로 지난달에는 내수 7579대·수출 2262대 등을 기록하며 내수와 수출이 모두 늘어났다.
그러나 경쟁업체들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며 내수 3위 쌍용차는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G4 렉스턴의 경쟁 상대인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출시 이후 현재까지 약 5만5000대의 누적 계약 대수를 달성하며 고객층을 확대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준중형 SUV와 픽업트럭 시장을 차지했던 쌍용차 코란도와 렉스턴 스포츠 칸은 쉐보레 픽업트럭 콜로라도, 르노삼성차 XM3 인스파이어 등과의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예정인 만큼 안심할 수는 없다.
쌍용차가 SUV시장 맞춤형 전략을 바탕으로 내수시장에서는 선전하고 있지만 수출이 회복되지 않는 한 마이너스 성적으로 벗어나기 어렵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쌍용차는 최근 몇년동안 수출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4년 7만847대였던 수출은 2015년 5만2200대, 2018년 3만2855대로 줄었다. 4년만에 수출량이 절반이하로 줄어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