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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트럼프, 한국 재계 총수 면담의 노림수
방한 트럼프, 한국 재계 총수 면담의 노림수
  • 오풍연
  • 승인 2019.06.2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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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걱정하는 것은 ‘반(反)화웨이’ 이슈...우리 정부는 미온적 태도

[오풍연 칼럼] 오는 29~30일 한국을 방문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재벌 총수들을 따로 만난다. 트럼프를 맞이하는 우리 기업들은 한마디로 착잡하다. 트럼프의 속내를 짐작해서다. 미국에 대한 투자와 함께 반(反) 화웨이 전선 동참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직설적이다. 말을 돌리지 않고 하는 스타일이라 우리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전 국내 5대 기업 총수들을 포함한 주요 재계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27일 “주한 미국대사관이 대략 10여 명의 참석자를 추려 백악관에 전달했고, 백악관에서 실제 회동에 참여할 기업을 추렸다”고 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이 회동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한화 두산 동원 한국타이어 한진 네이버 농심 풍산그룹 등도 초청받았다고 한다.

재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를 적극 요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이후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강조하면서 지속적으로 미국에 현지 공장을 세우라고 압박해 왔다. 한국엔 무역 불균형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했다. 삼성 SK 롯데 등 한국 기업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지금까지 40조원 가까운 돈을 미국에 쏟아부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재계가 걱정하는 것은 ‘반(反)화웨이’ 이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고조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껄끄러운 요구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최악의 경우 중국 화웨이의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와 화웨이에 메모리 등을 납품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폭탄발언’을 할지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게 상책이란 말이 나올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이미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한국이 동참해 달라고 공개석상에서 요구한 바도 있다. 여기에다 트럼프가 직접 총수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에 대한 제재에 동참해 달라고 하면 국내 기업이 느끼게 될 압박은 상상을 초월하고도 남는다. 대기업 관계자는 “우리 수출 비중이 대략 중국 25%, 미국 15% 정도 되지 않느냐”면서 “미 대통령이 화웨이 등 중국과의 거래를 중단하라고 구체적으로 요구하면 기업은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처럼 직접 압박을 가할 태세인데 우리 정부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외교부를 비롯, 정부 관련부처에서는 아무 움직임도 없다. 심지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보는 대책회의를 열었다는 소식조차 안 들린다. 기업한테 알아서 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경쟁국들이 다들 자국 기업 살리기에 혈안이 된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만 정부의 지원은 커녕 보호조차 못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 같은 원성을 듣고 있는가.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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