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올 하반기 금융권 연쇄인사의 시금석이 될 수출입은행장에 예상을 깨고 방문규(57) 전 보건복지부 차관이 30일 임명됐다. 금융부문 경력이 짧은 예산통 관료가 수은 행장에 임명된 것은 이례적이다.
참여정부 때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김경수 경남도지사와도 인연이 닿는다. 기업은행장 등 향후 금융권 인사에서도 현 정부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인사들의 기용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방 신임 행장의 발탁에 금융권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하마평에서 뒤늦게 부상한 후보인데다 역대 수은행장과 달리 세계은행 파견(2000~2003년)을 제외하면 금융부문 경력이 거의 없다.
행시 28기로 홍남기 부총리(29기)의 선배이자, 은성수 금융위원장(27기)의 후배다. 기획재정부 내 ‘예산통’으로 꼽힌다. 타부처 경험도 예산과 관련이 깊은 농수산식품부(2009년)와 보건복지부(2015~2017)다.
수원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하던 시기에 함께 근무했다. 지난해 7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경제·민생 위기 해소와 제조업 혁신을 위해 지사 직속으로 설치한 경제혁신추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방문규 신임 수출입은행 행장은 30일 “혁신기업의 육성과 해외진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대외부분에서 많은 역할을 했던 조선, 건설 등이 어렵기 때문에 혁신산업의 해외진출에서 돌파구를 찾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해외 사업은 조선·해양·플랜트의 비중이 큰데 일감이 줄어서 어렵고, 이를 지원하는 수은도 상대적으로 일감이 줄 수밖에 없다”며 “사업물량 감소에 직면한 기존사업군에서도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연합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방법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과의 합병논의에 대해 그는 “정부에서 이미 중단된 논의다. 수은은 대외, 산은은 대내 정책금융에 고유 역할이 있고, 서로 보완해나가며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