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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라임 사태'?...알펜루트 펀드 환매 중단에 자산운용사들 위기
'제2의 라임 사태'?...알펜루트 펀드 환매 중단에 자산운용사들 위기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0.01.2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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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S 계약 해지로 유동성 위기 맞아…증권사 대출회수로 '펀드런' 조짐 속 사태 악화 우려
DLF이어 환매중단까지 맞아 휘청이는 사모펀드 ⓒ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대규모 사모펀드의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알펜루트자산운용도 유동성 위기를 맞아 펀드 환매를 중단하면서 자산운용업계에 ‘펀드런’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알펜루트는 자금을 공급해준 증권사들의 선제적 자금 회수로 인한 것이어서 비슷한 상황에 놓인 자산운용업계 전반으로 파장이 커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총 2300억 원 규모의 펀드 환매 중단 가능성이 알려진 알펜루트의 유동성 위기는 증권사들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해지로 인해 촉발됐다. 

TRS 계약은 증권사가 증거금을 담보로 자산을 대신 매입해주면서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일종의 자금 대출이다. 

특히 레버리지(부채를 통한 자산투자)를 일으켜 자금 규모를 두 배 이상 키우고 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 자금력이 부족한 자산운용사들의 투자수단으로 활용됐다. 증권사들은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짭짤한 수수료를 챙겨왔다. 

이에 TRS 계약으로 자산운용사에 돈을 대주고 투자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는 최근 몇 년간 저금리와 증시 부진으로 수익원이 빈약한 증권업계에서 자본 이익을 높일 수 있는 유망한 영업 분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종투사로 지정된 대형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PBS 영업을 키웠다. 

그러나 지난해 라임이 대규모 펀드의 환매 중단을 선언하자 증권사들의 TRS 관련 자금도 함께 묶여 회수가 어려워져 증권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라임은 환매가 중단된 3개 모(母)펀드 운용과 관련해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 3곳과 6700억 원 규모의 TRS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으로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의 우선 변제권이 인정되기 때문에 증권사들은 자금을 먼저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방침은 합리적인 의사 결정일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자산운용사들이 줄줄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증권사가 TRS 자금을 회수하겠다고 나서면 운용사 입장에서는 이 자금을 돌려주고 다른 자금을 융통해 메워야 하는데, 보유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화가 당장 어려워 유동성 문제에 빠지면 펀드 전체 운용도 어려워진다.

알펜루트가 첫 번째로 환매를 중단한 ‘에이트리’ 펀드의 경우 전체 567억 원 규모 펀드 가운데 증권사의 TRS 자금은 19억5000만 원 가량에 불과했다. 

그러나 주로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투자돼 당장 현금화가 어려운 가운데 일부 자금을 빼야 하는 상황이라 펀드 운용이 어려워졌다. 또 이 펀드가 개방형이어서 기관투자자들까지 잇단 환매 요구에 ‘펀드런’이 일어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

알펜루트처럼 많은 운용사가 TRS 계약을 통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으로 펀드를 운용해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속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TRS계약으로 자금을 대준 운용사는 20곳이며, 해당 자금 규모는 총 2조원에 달란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헤지펀드는 차입이 200%까지 가능해 TRS 계약을 많이 해서 자금을 운용하는 상황이었다”며 “알펜루트의 경우 비상장 회사 투자에 특화된 탄탄한 구조의 운용사였는데,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돈을 빼 유동성 문제에 대처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개방형 펀드는 투자자들이 불안감에 대거 환매를 요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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