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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가 퍼뜨린 '언택트 경제(untact economy)'의 미래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뜨린 '언택트 경제(untact economy)'의 미래
  • 권의종
  • 승인 2020.02.1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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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국가발전은 위기극복 과정 통해 성취... 무쌍 변화에서 무한 기회 쟁취한 첨병의 몫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안 그래도 안 좋은 경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가 돌발 악재로 터졌다. 여태껏 경험치 못한 비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치 앞을 가늠키 힘든 시계 제로의 상태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경제의 성장률을 2.8%에서 2.5%로 서둘러 내려 잡았다.

2003년 사스 즉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이상의 충격과 혼란이 진행 중이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팽창한데 따른 측면이 크다. 세계 GDP에서 중국이 점하는 비중은 사스 때인 2003년 4.3%에서 2019년 16.3%로 커졌다. 상품 무역에서 중국의 점유비가 급증했다. 2013년 5% 수준에서 2018년 10%대로 올라섰다. 중국과 교역 규모가 큰 국가들로서는 이래저래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대(對)중국 수출 비중이 25.1%에 달하는 우리로서도 중국의 생산과 수요 부진에 따른 타격이 막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세계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 또한 가파르다. 2003년 8.4%에서 2016년 25.8%까지 세배 이상 늘어났다. 중국이 제조업의 글로벌 공급사슬에서 중심적 위치에 있음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사태는 제조업의 탈(脫) 중국화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의 제조업 이탈은 진즉 시작되었다. 미·중 무역 전쟁이 발발하면서부터 다국적기업들을 중심으로 생산 기지를 중국에서 비중국 지역으로 옮겨가는 조짐이 관찰되어 왔다. ‘차이나 리스크’를 줄이는 쪽으로 기업들의 경영전략 수정이 가시화되고 있다. 설사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다해도 중국과의 교역이나 투자 등의 접촉은 상당기간 회복되기 어려울 성싶다.

코로나19, 글로벌 기업의 ‘탈(脫)중국화’ 부추겨... 사태 진정되어도 추세 반전 어려울 듯

향후 경제 환경에서는 언택트(untact)가 메가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비말, 즉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사람들과의 접촉이 자제되는 분위기다. 외출을 삼가고 모임을 꺼린다. 개학이 연기되고 여행이 취소된다. 소비 패턴의 변화도 격심하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이루어지는 대면 거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 다들 힘든 상황에서도 재미 보는 업종이 생겨난다. 비대면을 기본으로 하는 사업은 되레 호황을 누린다. 온라인을 통해 원하는 물품을 주문해 배달시키는 언택트 소비가 늘고 있다. 온라인 생필품 판매가 폭증한다. 반조리 가정식, 냉동·간편 과일, 즉석밥에 대한 주문량이 많아지고, 면역력 향상에 좋다는 홍삼과 비타민 수요가 상승한다. 식당가기를 꺼리는 바람에 배달음식 시장이 유례없는 호경기를 타고 있다.

비대면 거래에 익숙해지다 보면 앞으로도 대면 접촉을 줄이는 언택트 현상은 지속될 공산이 크다. 코로나19는 단지 추세를 앞당기는 역할로 일조하는데 그쳤을 뿐이다. 시간 및 비용 절감, 효율성 제고, 불편과 번거로움 감소, 위험 회피 등 경제주체들이 비대면 거래를 통해 누릴 수 있는 이점과 혜택이 적지 않다.

대면 거래가 지고 비대면 거래가 뜨는 흐름을 재빨리 간파해 대처해온 업종이 있다. 금융 산업이다. 1993년 금융실명제가 도입되면서 의무화되었던 실명 인증이 IT 발전에 힘입어 2015년 이후 비대면 인증으로 방향 전환이 가능해졌다. 고객이 은행에 직접 가지 않고도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되었다. 지식기반 인증, 소지기반 인증, 생체기반 인증, 특징기반 인증 기술 등을 활용한 성과다.

현상에서 해법 찾아야... 언택트 시대, 발 빠른 대응 긴요... 트렌드 놓치는 순간 재앙 시작

한국은행 등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가 발간한 '2018년도 금융정보화 추진 현황'에 따르면 19개 국내은행의 입출금과 자금이체 거래를 기준으로 한 인터넷뱅킹 이용 비중은 53.2%로 나타났다. 1년 전 45.4%보다 7.8%포인트 증가했다. 2014년 35.4%와 비교하면 4년 새 17.8%포인트 급증한 것이다. 반면 은행 창구거래 등 대면 거래 비중은 지난 2017년 10%에서 2018년  8.8%로 격감, 아예 한 자릿수로 낮아졌다.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금융사들은 금융 플랫폼 개발에 안간힘을 쏟아왔다. 은행권의 경우 오픈 플랫폼(Open API)에 집중했다.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에 접속치 않아도 예금을 확인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시, 챗봇과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등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도 늘려가는 추세다.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금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백화점과 쇼핑몰도 언택트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패스트푸드 업계의 노력도 못지않다. 키오스크나 간편결제 앱으로 주문을 받고 결제를 처리하는 매장이 늘고 있다. 무인점포가 보편화되고 있다. 유통의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흐름에 제때 대응치 못해 구조조정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의 딱한 처지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현상에서 해법을 찾자. 본격화되는 언택트 시대를 앞서 대비하고 먼저 대응하는 지혜가 긴요하다. 트렌드를 놓치는 순간 재앙이 시작된다. 위기가 위기로 끝나서는 안 된다. 위기 극복의 지난(至難)한 과정을 통해 사회진보, 경제성장, 국가발전을 이뤄내야 한다. 선진 국가, 일류 기업, 일등 시민의 위상은 거저 주어진 게 아니다. 무쌍한 변화에서 무한한 기회를 쟁취한 용감한 첨병의 몫이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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