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흔들리지 않겠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당의 추가경정예산안 증액 요구 과정에서 나온 거취 논란에 대해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리에 연연해하는 사람으로 비쳐질까 걱정된다”고 말하면서 이같이 각오를 드러냈다.
홍 부총리는 “그동안 코로나19 방역과 민생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우리 경제의 모멘텀과 힘을 키우고자 총력을 다해왔고 특히 이 위기를 버티고 이겨내 다시 일어서려고 사투 중인데 갑자기 거취 논란이”라면서 “혹여나 자리에 연연해 하는 사람으로 비쳐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여당은 11조7000억원 규모 추경 규모를 6조3000억~6조7000억원 증액하라고 요구했고 홍 부총리는 난색을 표했다. 이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해임 건의를 검토할 수 있다”고 격노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홍 부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여당 엄포에도 경제 총괄 컨트롤 타워로서 자리를 걸고 신념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홍 부총리는 “추경 규모는 9.1% 늘어난 금년 기정예산, 2조원의 목적예비비(일반예비비까지 3조4000억원), 정부·공공·금융기관들의 20조원 기 발표대책, 추경 대상사업 검토 결과 그리고 재정 뒷받침 여력 등까지 종합 고려해 결정 후 국회 제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의 추경예산 심의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으며 실제 어제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시 여러 의견들이 제기됐다”며 “기재부는 어려운 계층 지원도, 경제 살리기도, 재정지원의 합리성·형평성도, 그리고 재정건전성과 여력도 모두 다 치밀하게 들여다보고 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눈 덮인 들판을 지나갈 때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뒤따라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라는 서산대사의 '답설야중(踏雪野中)' 시구를 인용,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오직 국민과 국가경제를 위해 흔들리지 않고 굳은 심지로 나아갈 것을 다짐한다"고도 했다.
홍 부총리가 긴 안목에서 재정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