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 90억 달러가량 줄어 4000억 달러를 간신히 넘겼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말 외환보유액은 4002억1000만 달러로 전월말 대비 89억6000만 달러 감소, 지난 2008년 11월 117억5000만달러 감소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외환보유액의 급감은 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당국은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달러 매도 개입 등에 나섰던 것이다.
미 달러화 강세로 유로화와 엔화 등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도 크게 준 것도 원인이다. 지난달 주요 6개국 통화 대상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는 98.51로 전월대비 0.6%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가 상승 중이다.
국채와 정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MBS) 등 유가증권은 3576억 달러로 전월대비 136억2000만 달러 급감한 반면 해외 중앙은행이나 글로벌 은행에 맡긴 현금성 자산인 예치금은 317억2000만 달러로 46억2000만 달러 급증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SDR(특별인출권)은 4000만 달러 증가하고 IMF 포지션은 1000만 달러 줄었다. 금은 47억9000만달러로 전월과 같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 2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4092억 달러)은 세계 9위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