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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미 캠코 신임 사외이사, 금융경력 없는 '낙하산' 인사로 논란
박영미 캠코 신임 사외이사, 금융경력 없는 '낙하산' 인사로 논란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0.09.0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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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도 아닌 경선 탈락자에다 전문성 결여...부산지역 여성·시민운동가로 30년 가까이 활동
▲박영미 신임 캠코 사외이사.
▲박영미 신임 캠코 사외이사.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지난 4·15 총선 당내 경선에서 낙선한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가 정책금융기관 사외이사에 임명되어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총선도 아닌 경선 탈락자를, 더구나 금융경력이 전혀 없는 인사를 선임해 전문성을 무시한 정치성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달 31일 임명된 사외이사 5명 중 박영미 신임 이사는 4·15 총선에서 부산 중영도지역구 여당 경선에 나섰지만 탈락했던 인물로 금융경력이 전혀 없다. 박 신임 이사는 부산 지역에서 여성·시민운동가로만 30년 가까이 활동해오다 지난해 12월까지는 부산인재평생교육원장을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캠코는 “지역사회 발전과 인재육성, 특히 양성평등을 위해 힘 써오신 분이며, 공공기관장도 역임했다”고 해명했지만 캠코의 역할과는 어울리지 않는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업과 금융회사의 부실채권을 인수하고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주요업무인 캠코에서 경제와 금융 전반에 대한 지식이 업무수행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박영미 이사 '낙하산' 논란은 정치적 성향 및 경력 때문...작년 12월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서 부산 중·영도구 총선 출마 선언

캠코는 기업과 금융회사의 부실채권을 인수하고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주요업무다. 국유재산관리와 개발 등을 맡고 있다. 경제와 금융 전반에 대한 지식이 업무수행의 기본이다. 박 이사와 함께 임명된 다른 사외이사 4명(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김령 전 한국투자공사 부사장, 이종실 SC제일은행 트렌잭션뱅킹부 전무, 박상현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은 모두 경제 관련 전문가다.

서울대 사회과학대를 졸업한 박 이사는 부산여성회 회장과 부산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부산주민운동교육원 공동대표, 노무현재단 부산지역위원회 공동대표, 문재인 대통령후보 부산선대위 상임공동위원장 등을 지냈다. 그는 복지와 여성 정책에 전문성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박 이사의 캠코 사외이사 임명을 놓고 낙하산 논란이 이는 것은 그의 과거 정치적 성향 및 경력과 무관하지 않다. 앞서 박영미 전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2월 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 중·영도구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당시 “저는 2년 전 문재인 대통령 부산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공동선대위원장으로 문재인 당시 후보와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길에 서자고 호소했다”며 “그러나 그동안 나라가 많이 바뀌었나? 그렇지 않다. 정치 현실은 갈 길이 멀다”며 출마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에 힘이 되는 정치, 찾아가는 정치, 국민을 주인으로 내세우는 정치를 하겠다”고 총선 출마 포부를 전했다.

박영미(가운데 연단 뒤) 전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이 지난해 12월 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실에서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박영미 이사, 올 4월 국회의원 총선 앞두고 공천 탈락...민주당 부산 중구영도구 김비오 후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활약

박영미 캠코 이사는 예비후보 시절 국회의원 총선 공천에서 탈락 한 뒤 경선 결과에 승복,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중구영도구 국회의원 후보 김비오 더불어 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활약을 했다.

박영미 이사는 국내 대표적 여성단체인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에서 활동한 바 있다이번 21대 총선에서 뜻을 이루지 못했으나 남인순 의원과 함께 9대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를 지내는 등 여성운동가로 이름을 날렸다.

남 의원은 여연에서 사무국장-사무처장-공동대표를 맡은 뒤 2012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비례대표 9번을 받고 국회로 들어오는데 성공했다.

남 의원이 정의기억연대(정의연)과 관련된 의혹이 제기된 윤미향 의원을 적극적으로 돕는 배경에는 여성운동을 함께 한 인연 때문이란 시각이 많다. 남 의원은 여연 대표 시절인 2008년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의연의 전신)의 수요시위를 올해의 여성운동상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한때 강성 친노 블로거로 활동하다 지금은 반문(反文)으로 돌아선 시사평론가 유재일씨는 지난 2017년 말 펴낸 책 《문재인과 친노죽이기》에서 “여성계가 자신들의 득표력보다 과도하게 정치적 지분을 챙기고, 대중이 원치 않는 영향력을 과대 대표된 상태로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4일 성명서 발표 "캠코의 낙하산 감사선임 시도를 강력히 규탄...지금이라도 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길 촉구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는 4일 성명서를 내고 "캠코의 낙하산 감사선임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이번 낙하산 인사 시도는 법령 개정과 시행일 사이의 공백을 틈탄 기습적인 시도"라며 "캠코의 감사 후보 논란은 개정 법령 시행일까지의 공백을 노린 '막차' 낙하산 시도"라고 지적했다.

"낙하산 인사의 근원이 집권 여당으로 의심된다""집권 여당이 아직도 구태를 벗지 못하고 금융산업을 제 식구 챙기기를 위한 낙하산 인사 텃밭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사절차에 관여하는 정부당국에서는 지금이라도 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길 촉구한다""낙하산 인사를 강행한다면 한국자산관리공사지부 차원을 넘어 금융노동자 전체의 투쟁으로 번져나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 6월 산업은행도 4·15 총선에서 강원도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선거구에 출사표를 냈으나 여당 경선에서 떨어진 육동한 전 강원연구원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육 신임 이사는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경제전문가다. 하지만 거시경제 부문에서 주로 근무했고, 금융분야에서는 이렇다할 이력이 없다. 특히 출마를 위해 임기가 한참 남은 강원연구원장과 주택금융공사 사외이사 등의 공직을 그만뒀다. 낙선 하자마자 다시 또 공직을 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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