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장외 가격은 청약 경쟁에 '과도한 기대감' 반영···투자 신중”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카카오뱅크 IPO(기업공개) 기대감에 장외 주가가 치솟고 있다. 장외 주식시장에서 이미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은 4대 금융지주 시총의 합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날 장외 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에서 한 주당 12만4000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달 26일 대비 37% 높은 시세다.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시총은 46조2200억원으로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합산 시총(약 44조4200억원)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것은 공모주 당첨을 통한 주식배정이 어렵다고 느낀 일반 투자자들이 카카오뱅크 주식을 사전 구매하기 위한 움직임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의 일반 청약 당시 1억원을 예치해도 각각 13주·5주만 배정받는 상황이 연출됐다.
고액 납입에도 당첨이 불확실한 청약 대신 장외거래를 통해 확실하게 주식을 매수하겠다는 기조가 형성돼, 카카오뱅크의 주식을 선점하려는 매수수요가 몰렸다.
카카오뱅크의 현재 주가는 시장에서 보는 전망치의 5~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카카오뱅크의 상장 후 시총을 5조6000억원에서 9조원 사이로 추정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상장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장외주가가 지나치다는 데는 대부분 동의하는 모양새다.
카카오뱅크의 장외주식 가격이 너무 급등하는 과정에서 국내 증권사들이 추정한 카카오뱅크의 적정 기업가치와 괴리가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주로 젊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신용대출 영업을 하는데, 다른 시중은행 수준으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비싼 가격으로 장외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상장 이후 거품이 빠진 주가에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 장외주식을 인수해도 카카오뱅크는 상장 과정에서 증자 등 희석 과정을 거쳐야 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증권사들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