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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고문 LG그룹에서 계열분리 전망…LG상사·LG하우시스·판토스 대상
구본준 고문 LG그룹에서 계열분리 전망…LG상사·LG하우시스·판토스 대상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0.11.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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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이사회서 결정할 듯…LG상사 계열 10개 회사, 자산 5조7674억원 규모
구본준 장남 4세 경영 승계와도 연관..."계열분리 일감몰아주기 회피 수단이어서는 안돼" 
▲구본준 LG고문. LG전자 제공
▲구본준 LG고문. LG전자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고(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며, 고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 등을 거느리고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할 전망이다. 

구 고문의 계열 분리는 구광모 현 LG 회장의 2018년 그룹 회장에 취임 이후 LG 안팎에서 끊임없이 제기돼온 사안이다. 구 고문 계열 분리는 선대로부터 이어져온 LG그룹의 전통이기도 하지만 연로한 구 고문의 후계 상속 문제와 그룹 내 일감몰아주기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이달 말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구 고문의 계열 분리안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LG 지주사인 (주)LG 지분 7.72%(약 1조원)를 보유하고 있는 구 고문은 이 지분을 활용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의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로 독립할 것이 유력하다.

분리 대상으로 거론되는 LG상사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 10조5308억원, 영업이익은 134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LG하우시스 지난해 매출은 3조1868억원, 영업이익 687억원이다.

앞서 LG상사는 지난해 LG그룹 본사 건물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을 ㈜LG에 팔고 LG광화문 빌딩으로 이전하는 등 계열 분리 사전작업을 해왔다. 또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LG상사의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 지분 19.9%를 모두 매각한 바 있다.

구 고문이 상사를 중심으로 한 계열분리에 나서는 것은 현재 LG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와 화학을 온전히 보존하면서 지배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 3년을 맞아 안정기에 접어드는 등 시기적으로도 적당한 때가 됐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 

당초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직후에는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전자 계열의 분리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들 회사는 LG전자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된 회사인 데다 기업 규모도 커 당시에도 계열 분리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지주회사인 ㈜LG는 LG상사 지분 25%, LG하우시스 지분 34%를 쥔 최대 주주이며 LG상사는 그룹의 해외 물류를 맡는 판토스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그간 LG전자와 LG화학 등 주요 고객과 판토스 간 내부거래 비율이 60%에 달한 상황에서 이번 계열분리로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적이 되어온 자회사 일감몰아주기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될 거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LG하우시스는 2009년 LG화학으로부터 분할해 만든 회사지만 건축 자재, 자동차 소재 기업으로 그룹의 주력이 아닌 것으로 판단돼 이번 계열 분리 대상으로 포함된 것이라고 추정이 나온다. 게다가 시가총액이 5856억원 정도로 LG상사 시가총액은 7151억원와 함께 규모가 크지 않아 구 고문의 현재 지분 가치로 충분히 충당이 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재계의 평가다. 

현재 구 고문이 보유한 ㈜LG 지분을 ㈜LG가 보유하고 있는 LG상사·LG하우시스 지분과 교환하는 스와프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계열분리 회사의 규모가 작아 반도체 설계 회사인 실리콘웍스와 화학 소재 제조사 LG MMA의 추가 분리 전망도 LG 안팎에서 나온다.

이번 계열분리에도 불구하고 LG그룹은 재계 4위 자리를 유지할  전망이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LG그룹의 회사 수는 총 70개, 자산총액은 약 136조9066억원 규모로 LG상사·LG하우시스와 판토스 등 이들 기업에 딸린 자회사만 계열분리한다고 가정할 경우 60개 회사, 자산 131조1993억원 정도로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LG그룹 측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나 계열분리안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본준 LG고문이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 등을 거느리고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를 추진하는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구본준 LG고문이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 등을 거느리고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를 추진하는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4세 경영 승계와도 연관... 구본준 장남 구형모에 관심

이번 구본준 고문의 계열분리는 선대 회장이 별세하면 장남이 그룹 경영을 이어받고, 동생들이 분리해 나가는 LG그룹의 '형제 독립 경영' 체제 전통을 이어받는 것이다. 

구 고문은 2010년부터 6년간 LG전자 대표이사, 2016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LG 부회장을 지냈다. ㈜LG 부회장 시절에는 형인 고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LG그룹을 총괄했다. 이후 구 회장 별세로 2018년 6월 구광모 대표가 취임하자 고문 자리로 빠지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게다가 구 고문도 후계 승계 문제를 고민해야 할 연배에 이르렀다. 구 고문의 장남 형모 씨는 LG전자 일본법인 연구소에서 과장으로 근무 중이다.

그는 지난 2018년 일본 법인으로 발령이 나며 신사업 발굴을 담당하면서 사실상의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LG전자가 일본 다수 기업과 기술 제휴를 맺고 있는 만큼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1987년생인 구형모 씨가 당장 경영 일선에 설 가능성은 낮고, 계열분리될 회사들은 전문경영인을 내세울 것으로 내다봤다. 계열이 분리되면 구 씨가 LG상사, 판토스, LG하우시스나 계열분리된 지주 회사로 자리를 이동해 경영수업을 더 쌓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4세 승계 문제 외에도 이번 계열 분리는 일감 몰아주기와도 관련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판토스는 지난해 2조4808억원의 매출 중 1조8973억 원을 내부거래로 벌어들일 만큼 내부거래 비중이 76.5%에 달했다. 지난 2018년 12월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보유지분 19.9%를 전량 매각함으로써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났으나 내부거래 대부분이 수의계약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LG GS LS 등 그룹은 계열 분리 이후에도 그동안의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다른 그룹보다 많았다.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그것이 공정한 거래 관계에서  이뤄지는 것인가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온다. 구 고문의 계열분리가 일감몰아주기에서 벗어나려는 편법으로 활용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일감몰아주기 제도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 다양화, 교묘화 되는데 이에 대한 제도 보완의 속도가 늦다"면서 "계열 분리 후 5년 이상 규제한다든지 하는 등 정교하고 포괄적인 제도의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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