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시중에 풀린 돈이 3170조원을 돌파하며 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과다하게 풀린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쏠리면서 자산시장 버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0년 11월 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중 시중 통화량은 광의통화(M2) 기준 3178조4000억원(평잔·계정조정계열 기준)으로 전월 대비 27조9000억원(0.9%) 증가했다. 전년동월 대비(평잔·원계열) 통화량은 282조원(9.7%) 늘어나 지난 4월부터 8개월 연속 9%대의 높은 증가율을 이어갔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한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시중 통화량이 이처럼 역대급으로 불어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정책 지원 등으로 가계와 기업대출 등이 급격히 늘어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1월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통화량은 전월 대비 10조원 늘어난 1605조7000억원으로 사상 첫 1600조원을 돌파했다. 가계 통화량은 일종의 대기자금 성격인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과 요구불 예금을 중심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통화량은 15조8000억원, 기타금융기관은 4조원, 기타부문은 2조2000억원 각각 늘어났다.
통화량은 언제든 수익률을 좇아 움직일 수 있는 단기상품 위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기업들의 단기 특정금전신탁 예치가 늘어나면서 2년 미만 금전신탁이 7조9000억원으로 가장 크게 증가했고 요구불예금도 6조5000억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도 4조8000억원 늘어났다. 이에 단기자금 지표인 M1(협의통화)은 1148조원으로 전월 대비 12조8000억원(1.1%) 늘어 M2보다 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시중의 막대한 유동성은 새해 증시로 흘러들어가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금액만도 10조6563억원이나 됐다. 주식시장 과열 양상에 중앙은행과 정부는 잇따라 경고에 나서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코로나19로 실물은 상당히 부침을 겪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떠한 부정적 측면도 있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경각심을 갖고 봐야 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