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신용카드 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꿔주는 서비스가 시작된 지 8일 만에 778억원어치의 포인트가 은행 통장으로 빠져나갔다. 카드 회원들이 하루에 100억원꼴로 ‘자투리 포인트’를 돌려받았다는 얘기다.
15일 금융위원회와 여신금융협회,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5일 도입된 ‘카드포인트 현금화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가 찾아간 현금은 12일까지 778억 원에 달했다.
일평균으로는 91만 건이 신청됐으며 103억 원이 현금화됐다. 카드사별로는 신한(178억 원), 삼성(145억 원), KB국민(106억 원), 비씨(87억 원), NH농협(86억 원) 등의 순으로 신청금액이 많았다.
카드포인트 현금화 서비스는 모든 카드사의 포인트를 한 번에 조회해 지정된 계좌로 이체, 현금화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신용카드 포인트는 카드 이용 금액에 비례해 꾸준히 쌓이지만, 제휴 가맹점 등 한정된 사용처를 제외하면 활용 방법이 많지 않았다.
포인트를 현금화하려면 각 카드사를 통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던 만큼, 포인트 소멸기간(5년)을 넘겨 카드사 수익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았다.
이번에 도입된 서비스는 여러 카드사에 흩어진 카드 포인트를 한 번에 조회해 현금으로 바꿔 계좌 이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 카드를 통해 적립되는 포인트는 2019년만 하더라도 3조4000억원이었고, 2조4000억원은 미사용 상태였다.
카드 포인트뿐 아니라 장기미사용·휴면계좌 예치금에 대한 현금화 신청 건수(어카운트인포 앱)도 19만 6000건, 금액으로는 25억 4000만 원(일평균 3억 1800만 원)에 달했다. 이는 통상(일평균 1억 1000만 원)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다만 금융위는 포인트 현금화 등을 이유로 수수료나 카드 비밀번호·CVC 정보를 요구할 경우 절대 응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포인트 현금화 서비스 시행 초기에는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여신금융협회와 금융결제원의 시스템이 ‘먹통’이 되고 서비스 중단 사태를 빚기도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비자 다수의 접속으로 서비스가 일시 멈춰지기도 했으나 관련 기관들이 긴밀히 협업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