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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박찬구-박철완 '숙질 전쟁'...삼촌-조카 지분 엇비슷
금호석유화학 박찬구-박철완 '숙질 전쟁'...삼촌-조카 지분 엇비슷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1.01.2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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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의 난’ 현실화...박찬구회장측 14.87%. 박철완상무와 IS동서 합하면 15% 육박
국민연금(8.16%), 블랙락(4.5%), 소액주주(50.48%) 지지 얻는 쪽이 승리
경제개혁연대, 국민연금 등이 연합해 감사위원 1명 박으라고 권고
박찬구(왼쪽) 금호석유화학 회장,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 금호석유화학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27일부터 갑자기 시작된 금호석유화학의 이른바 조카의 난이 현실화돼 오는 3월 주총 등에서 표대결이 이루어질 경우 양측 표는 현재 거의 엇비슷해 앞으로 치열한 우호지분 확보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1월 기준 조카 박철완상무(42)의 금호석유화학 지분은 10%이고, 우호지분으로 알려진 부산지역 건설사 IS동서가 시장에서 확보한 지분도 3~4%로 알려져 있어 이를 합치면 13~14%가 될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촌인 박찬구 회장은 6.69%, 그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42)7.17%, 딸인 박주형 상무(40)0.98% 등이고, 주로 금호석화 그룹 임원들인 박 회장의 특수관계인 지분을 다 합쳐도 14.87%에 불과하다.

표면적으로는 박찬구회장 측이 조금 앞선 것으로 보이나, IS동서와 박철완 상무 측이 일부 보도대로 오랜 기간 교감을 가졌다면 IS동서측이 지분변동공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5%선까지 최대한 지분을 모았을 가능성도 있다. 박철완 상무측이 14.87%를 넘고, 15%는 되지않는 선까지 지분을 이미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금호석유화학 나머지 지분은 현재 국민연금이 8.16%, 기관투자가인 블랙락이 4.5%, 자사주가 18.3%, 소액주주가 50.48%를 갖고 있다. 현재 이사회를 박찬구 회장측이 장악하고 있어 자사주중 일부를 주총 전에 백기사 등에게 팔아 우호지분을 더 확보할 수도 있으나 이 백기사의 의결권행사가 가능할지는 여러모로 따져봐야 한다.

따라서 국민연금과 블랙락, 소액주주의 지지를 누가 많이 얻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외이사중에 정진호 더웰스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회장과 장명기 피델리스자산운용 회장 등 자본시장쪽 인사 2명이 있어 블랙락은 박회장쪽에 더 가까워 보인다.

그러나 경제개혁연구소는 공교롭게도 며칠전 배임혐의로 유죄선고를 받은 바 있는 박찬구회장을 견제하기위해 작년말 바뀐 상법조항과 박회장 측의 취약한 지분장악력을 국민연금 등이 십분활용하면 오는 3월 주총에서 표대결을 통해 1명 정도의 사외이사 감사위원을 확보할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다.

박회장은 배임 혐의 등으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형이 2018년 대법원에서 상고 기각되면서 형이 확정된 바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은 현재까지 대표이사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23월까지 등기임원의 임기가 남아있다.

금호판 '조카의 난', 27일 박철완 상무, 금호석화 측에 배당 확대와 이사 교체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 제안서 발송하며 시작

보고서는 2011년에 해당 혐의로 이미 불구속 기소되었던 점을 고려하면  배임 혐의가 있음에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표이사 직을 수행하였으며 형이 확정된 후에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금호석유화학의 현재 이사회 구성은 10명으로 되어 있으며 이들 중 사내이사가 3, 사외이사가 7인이다. 7인의 사외이사 중 4인이 감사위원회 위원이다. 7인의 사외이사중 4명이 올3월 주총으로 임기가 만료되고 이들 중 2인은 감사위원회 위원이어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를 이번 주총에 주주제안을 통해 선임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작년말 상법개정으로, 감사위원 선임시 개별지분 5%가 넘는 대주주들은 의결권 지분이 3%로 제한되도록 되어있어 박철완 상무측과 국민연금, 소액주주 등이 연합하면 이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제대로 연합하면 감사위원 선임뿐 아니라 경영권 교체까지 가능하다.

조카인 박철완 상무와 박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는 나이가 42세로 같으나 생일은 박전무가 8개월 정도 빠르다. 그러나 회사 재직기간은 박상무가 148개월로, 박전무보다 2년 가까이 더 길다. 작년 7월 이런 점이 감안되지 않고, 박 전무가 먼저 전무에 승진하자 지분도 더 많은 박 상무가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카의 난 원인중 하나로도 꼽힌다.

박 전무는 현재 수지영업담당, 박상무는 고무해외영업담당, 박 전무의 여동생인 박주형 상무는 구매자금담당을 맡고 있다. 모두 미등기 임원.

박찬구 회장은 현재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회장 외에도 금호미쓰이화학 대표, 금호폴리캠 대표, 금호피앤엘 대표 등도 맡고 있다. 여러 회사에서 받는 급여와 배당금 등을 활용하면 그동안 자기 지분을 충분히 늘릴수도 있었을텐데, 조카보다도 적은 지분 밖에 여태 확보 못한 이유는 미스테리로 꼽힌다. 박회장 일가의 취약한 지배력 때문에 언제든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시각도 많았다.

이번 조카의 난은 지난 27일 박철완 상무가 금호석화 측에 배당 확대와 이사 교체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 제안서를 발송하면서 시작됐다. 박 상무는 또 기존 대표 보고자(박 회장)와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고 전격 공시했다. 재계관계자들은 박 상무가 작은아버지인 박 회장과 동갑내기 사촌인 박 전무를 두고 특수 관계인이 아니다라며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 상무는 지분 보유 목적을 주주권 행사라고 명시했다.박철완 상무는 박찬구 회장의 둘째 친형인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로, 지금까지 이들은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있었다. 박정구 회장은 고 박인천 금호 창업주의 2남으로, 그 아래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형제가 있다.금호그룹은 지난 2010년에도 박삼구 전 회장과 박찬구 회장 간 경영권 분쟁으로 쪼개진 적이 있다. 이른바 형제의 난이다.

반란에 나선 박 상무는 최근 금호석화 지분을 3~4% 집중 매집한 IS동서 등을 우군으로 삼아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IS동서의 권혁운회장은 반도건설 권홍사회장의 친동생이다. 반도건설은 공교롭게도 작년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경영권분쟁 때 조원태 한진회장측에 맞섰던 3자연합의 주축이다.

권혁운 회장이 정말로 박철완 상무와 연합전선을 이룬다면 형 권홍사회장의 노하우와 비법을 적극 활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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