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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사 '계좌 쪼개기' 편법 중복청약에 `0주' 속출
SK바사 '계좌 쪼개기' 편법 중복청약에 `0주' 속출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1.03.1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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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인척·지인 계좌 동원해 청약...돈 많은 사람이 여러 증권사에 청약도 
"균등배분제 최초 취지와 다르게 이용되고 있어"...중복청약 방지 시스템, 하반기에나 구축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기업공개 역사 상 최대 자금을 끌어모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주 청약에서 계좌 쪼개기로 인해 계좌 수가 공모주 배정 물량보다 많아1주도 못 받는 소액 계좌가 속출했다. 자금이 많은 투자자에게 공모주가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시행된 균등배분제가 계좌 쪼개기를 통한 중복 청약으로 무력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진행한 SK바이오사이언스(SK바사)의 청약 증거금은 63조619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최대 청약 증거금이 모였던 카카오게임즈의 58조5543억원을 뛰어넘었다.

SK바사에 청약 증거금이 몰린 이유는 지난해 SK바이오팜과 같은 높은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균등배분으로 주식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균등배분을 최대한 받기 위해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해 15개가 넘는 계좌를 만들며 청약을 신청하는 사례 등이 나타났다. 오히려 돈이 많은 사람이 여러 증권사에 청약해 공모주를 많이 받아내는 사례도 발생했다.

균등배분은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의 공모주 청약 당시 고액자산가가 공모주를 독점한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금융당국이  ‘기업공개 공모주 일반청약자 참여기회 확대방안’ 중 하나로 마련한 제도다.

일반청약자 배정물량 중 절반(50%)이상에 균등방식을 도입, 최소 청약증거금 이상으로 청약한 모든 일반청약자에게 동등하게 공모주를 나눠주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와 함께 중복청약을 금지하기로 했으나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으면서 계좌 쪼개기가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청약증거금 예치업무를 수행하는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전산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관련 법안 시행령도 아직 이뤄지지 못하면서 시스템 구축이 시작되지도 못했다. 빨라야 이달 중 자본시장법 시행령 입법 예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SK IET 공모 등에서도 계좌 쪼개기 이어질 듯...중복청약 금지 시스템 하반기에나 구축

계좌 수가 급증하면서 청약을 주관하고 인수하는 증권사들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버벅거리는 전산마비도 나타났다.

지난 10일 오전 10시 청약이 시작되자 한국투자증권 MTS는 접속이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났고, 공모주 청약 버튼을 눌러도 "청약 신청 고객 증가로 순차적으로 업무 처리 중에 있다"며 "잠시 후 다시 청약에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는 안내 문구가 나왔다. 접속 지연 현상은 30분 후부터 해소됐으나 청약신청 업무는 12시 전까지 처리가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곤 했다.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도 청약신청을 수량 선택이 한참 동안 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고, 인수사인 SK증권도 10시30분까지 공모주 청약 신청이 지연되는 전산마비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증권사를 통해 중복청약이 가능해지면서 동시 다발적인 청약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기존 공모주 청약은 증권사별 MTS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진행된다. 중복청약 여부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증권사들과의 협의가 필수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협의하고 있는 단계라, 하반기에나 중복 청약을 걸러낼 수 있다.

이에 따라 다른 IPO '대어'인 SK IET에서도 계좌 쪼개기가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 IET는 현재 상장예비심사 중이며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스템 구축이 늦어지면 하반기 상장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야놀자 등에서도 중복 청약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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