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투자시대를 맞아 ‘빚투’ ‘영끌’까지 확장된 금융시장을 노리고, 카드론에서 3%대 상품이 등장해 이목이 쏠린다.
1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부동산 취득 자금 마련과 주식투자 열기로 대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이달 초 KB국민카드는 장기카드대출, 즉 카드론 최저금리 3.9%를 적용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우리카드 등 일부 카드사가 카드론 금리를 최저 4%대로 낮춰 적극적인 영업에 나선 데 이어 3%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시중 은행 신용대출과 금리 차도 작게는 1∼2%포인트대로 좁혀졌다.
지난해 4%대 최저금리를 제시한 카드사는 우리카드(4.0%) 외에 롯데카드(4,95%), 수협중앙회(4.0%), SC제일은행(4.5%) 등이다.
카드론은 보통 연 10%대, 낮아도 연 7~9% 수준의 고금리 상품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최근 시중금리가 오름세임에도 불구하고 카드론 최저금리는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이는 은행 신용대출이 막힌 고신용자들을 겨냥한 시도로 여겨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카드론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의 자금난보다는 이른바 ‘영끌’이나 ‘빚투’로 표현하는 부동산 취득자금과 주식투자자금을 마련하려는 고(高)신용자의 수요에 반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선제적으로 4.0% 카드론을 출시한 우리카드가 올해 1월 신용등급 10등급 중 상위 1∼2등급 이용자에게 적용한 금리는 평균 5.94%로 나타났다.
같은 신용등급에 대해 다른 카드사의 금리가 대개 10%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고신용자들이 ‘저금리’ 카드론에 몰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업인 신용판매 수수료로 수익을 보지 못하는 카드업계에 카드론은 실적을 끌어올리는 좋은 수단이기도 하다. 소비자와 카드사의 이해가 맞물리며 지난해 7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2조원을 넘겼다.
다만 카드사들이 내건 최저금리는 말 그대로 최저금리일 뿐 평균적으로는 훨씬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되고 있으므로 조건을 잘 따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