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한국 영화사의 쾌거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윤여정이 그것을 거머쥐었다. 어떠한 찬사도 부족하지 않다. 최고의 배우로 자리매김 했다고 할 수 있다. 그 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윤여정은 그만의 연기 세계가 있었다. 뒤늦게 빛을 봤다고 할까. 그의 나이 74살이다. 어쨌든 축하할 일이고,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박수를 보낸다. 특히 아카데미 연기상은 비영어권 연기자들에게는 난공불락의 성이었다. 윤여정이 그것도 깬 셈이다.
윤여정은 25일(현지 시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102년 한국영화사상 첫 아카데미 연기상이다. 윤여정은 이날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주관으로 LA의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15번째로 호명된 수상자가 됐다.
아시아 여배우의 이 부문 수상은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두 번째다. 이것만 보더라도 엄청난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전문가는 아니다. 그런 나에게도 윤여정의 연기는 무척 편하게 다가왔다. 그냥 우리 동네 엄마, 이모, 고모, 아줌마 스타일이다. 어떤 배역도 다 소화해 낸다. 그런 배우가 그리 많지 않다. 윤여정은 물 흐르 듯 연기를 한다. 어색함이 없다는 뜻이다. 그 같은 연기력을 전세계가 평가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낭보다.
외신들의 반응을 보자. 국내보다 외국에서의 평가도 중요한 까닭이다. 로이터 통신은 윤여정이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삭 정(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미나리'에서 딸 모니카(한예리) 부부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수상까지 이뤄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윤여정이 수십 년간 한국 영화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주로 재치 있으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큰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올해 73세인 윤여정이 한국에서 50년간 커리어를 쌓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오스카 후보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은 윤여정이 수상 후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스를 이길 수 있었을까요"라며 클로스에 대해 경의를 보였다고 전했다.
한국은 케이팝에 이어 영화까지 두각을 나타내는 나라가 됐다. 우리 국민의 문화적 우수성이 입증됐다고 볼 수 있다. 이게 바로 한류(韓流)다. 현재 전성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 더 도약해야 한다. 그래야 문화 선진국이 된다. 윤여정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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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