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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소유·경영 분리 효과 있을까'...오너일가 '족벌경영' 체제
남양유업, 소유·경영 분리 효과 있을까'...오너일가 '족벌경영' 체제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1.05.1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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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일가 지분 53%로 영향력 막대해... "소유 경영 분리와 함께 홍씨 일가 최대주주에서 내려와야"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유제품 불가리스의 코로나19 효과 과장과 관련해 사회적 지탄으로 회장이 사퇴한 남양유업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경영 쇄신에 나서기로 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7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남양유업은 현재 사내이사 4석 중 3석이 공석인 상황이다. 홍원식 회장이 지난 4일 불가리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광범 대표이사는 홍 회장 사퇴 전날인 3일 오전 임직원에게 메일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 홍 회장 첫째 아들인 홍진석 상무는 회삿돈으로 고급 외제차를 빌려 자녀 등교를 시키는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의혹을 받고 보직해임됐다.

이에 비상대책위원회는 경영 쇄신책을 마련하고, 대주주에게 소유와 경영 분리를 위한 지배 구조 개선을 요청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남양유업의 지분 구조를 보면 최대 주주는 홍원식 회장으로 51.68%를 보유하고 있고, 부인인 이운경(0.89%)씨, 동생 홍명식(0.45%)씨, 손자 홍승의(0.06%)씨 지분까지 합치면 총수 일가의 지분은 53.08%에 달한다. 

남양유업은 사의를 표명한 이 대표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에 따라 후임 경영인 선정 시까지만 대표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남양유업의 소유·경영 분리 움직임의 유효성에 대해 의구심을 내비쳤다. 홍 회장 등이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지분을 매각하지 않으면 영향력을 계속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홍 전 회장 일가가 막강한 지분율로 얼굴 마담 격인 경영진을 맘대로 휘두르는 것은 불 보듯 훤하다"면서 "홍씨 일가는 소유와 경영 분리와 함께 지분을 대폭 내놓고 최대주주에서 물러나야 하다"고 말했다.

홍원식 회장

유가공업체 남양유업,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에 도움된다고 발표했다가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

한편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발표했던 남양유업이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 달 16일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으로 2개월간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부과한다는 내용의 사전 통보를 했다. 식품표시광고법 위반과 관련한 최고 수준의 처벌이다.

지난 13일 한 심포지엄에서 남양유업 측이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발표한 게 발단이 됐다.

앞서 행정처분 하루전인 지난 15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남양유업의 전통 라이벌 기업인 매일유업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단계 상향조정했다.

한신평은 신용등급 상향조정의 이유로, ▲안정적제품 믹스 확대와 차별화된 제품경쟁력에 힘입어 사업기반이 한층 공고해졌고,▲국내 우유, 분유 시장에서 수위권의 시장지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컵커피, 치즈, 가공유, 곡물음료 등의 유제품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데다 해당 품목들은 견조한 제품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기농, 락토프리 등의 프리미엄 제품 개발과 성인영양식 시장으로의 사업 확장 등 제품차별화, 틈새시장 진출을 지속하고 있어 급변하는 우유 소비 트렌드에 대한 우수한 대응력과 경쟁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매일유업을 주력사로 하는 매일홀딩스그룹의 작년 영업실적을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급식우유 납품 감소, 주소비층 감소추세 지속 등으로 우유업계 전반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었지만, 매일유업은 온라인 판매 증가와 유기농, 곡물음료 등 기타 유제품의 판매 호조를 토대로 양호한 실적을 유지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6,616억원으로 전년대비 4.5% 늘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19년보다 약간 줄었지만 833억원 및 412억원으로 흑자기조는 유지했다. 한신평은 컵커피, 치즈, 가공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의 성장으로 이익창출력이 강화되었다고 분석했다.

남양유업의 주요 경영지표 (연결기준 억원 %)

 

2020년말

2019년말

증가율

유동자산

5,078

5,468

-7.1

자산총계

9,982

10,563

-5.4

유동부채

973

1,006

-3.2

부채총계

1,375

1,441

-4.5

자본총계

8,606

9,122

-5.6

부채비율(%)

16.0

15.8

 

매출액

9,489

10,308

-7.9

영업이익

-771

4.17

적자전환

당기순이익

-535

293

적자전환

현금배당

8.55

8.55

 

매출액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0.83

0.74

 

<자료 남양유업 사업보고서>

남양유업, 영업사원 폭언과 제품 강매 이어 이물질 사건-남양유업 창업자 외손녀 황하나 논란 등으로 회사 이미지 실추

작년말현재 단기차입금이 168억원, 장기차입금이 25억원, 회사채발행잔액이 698억원에 각각 불과할 정도로 재무구조도 우수하다.

반면 남양유업의 작년 경영지표들을 보면 대부분 마이너스 아니면 적자전환이다. 작년 매출은 9,489억원으로 재작년보다 7.9%나 줄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적자로 전환했다. 자산 부채 자본이 모두 줄어들었다. 그러나 재무구조만은 부채비율이 16%에 불과할 정도로 아직 탄탄하다.

남양유업측은 사업보고서에서 우유류 매출은 유제품 소비 감소 및 COVID-19로 인한 학교급식 중단과 음료 등 대체 제품의 증가로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기타 품목에서도 유음료 및 음료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매출을 증가시킬만한 혁신적인 신제품이 출시되지 못했다고 스스로 고백했다.

매일유업처럼 제품혁신,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틈새시장 공략 등을 효과적으로 못했음을 스스로 실토한 셈이다.

10여년전까지만 해도 남양유업은 모든 면에서 매일유업을 압도했다. 그러나 2013년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을 퍼붓고,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을 대리점에 강제로 떠넘기는 일이 불거져 여론에 뭇매를 맞으면서 매일유업에 밀리기 시작했다.

남양유업은 이후에도 잊을만 하면 또 논란에 휩싸였다. 이물질 사건, 남양유업 창업자 외손녀 황하나 논란 등으로 회사 이미지가 거듭 실추됐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해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경쟁사인 매일유업을 비방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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