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측, 화재사고 이어 근로자 추락사고..."안전사고 예방 대응조치도 없어"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해태제과의 충남 천안 2공장에서 최근 잇따라 안전 관련 사고가 발생해 회사의 '안전 불감증'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3월 23일 불이 나 본관동이 반소된 천안 2공장에서 2개월여 만인 11일 오전 외부 청소업체 근로자 4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회사 측은 "제품공급은 차질이 없을 것", "감식 결과가 나오지 않아 공장 내 화재 예방관리 등의 부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등의 입장만 내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서북소방서 등에 따르면 11일 오전 8시44분께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천흥리 해태제과 천안 2공장에서 외부 청소업체 근로자 4명이 건물 내 2층 높이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났다.
40대 남성 2명과 50대 남성 1명, 60대 남성 1명 등 4명은 출동한 119 구조대원들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당국은 11일 발생한 사고가 외부 청소업체 직원들이 지난 3월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생긴 건물 천장 내 그을림을 청소하던 중 추락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공장에서 지난 3월 불이 난 후 사전 관리·점검 등 각종 안전관리 점검을 제대로 했었다면 이날 근로자들의 추락도 미연에 방지가 가능했다는 추정이 나왔다.
앞서 천안 2공장에서는 지난 3월 23일 불이 나 전체 10동 3만6392㎡ 중 물류창고와 사무동을 함께 사용하는 본관동 1동(2만8837㎡)이 반소(1만㎡)되고 차량 10대와 제과 완제품, 기계설비 등이 소실된 바 있다.
경찰·소방당국·전기안전공사·국립소방연구원·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합동 감식 결과가 아직 발표되진 않았지만, 소방당국은 당시 화재 원인이 본관동 앞 외부에 쌓아놓은 수백 개의 플라스틱 팔레트에서 시작돼 본관동으로 급격히 연소해 확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에게 큰 불편과 혼란을 야기한 당시 화재도 팔레트 자재를 건물로부터 충분한 거리를 두고 사전에 관리·점검을 제대로 했었더라면 미연에 방지가 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해태제과는 잇단 안전사고 발생에도 불구하고 사업장 운영과 관련, 향후 제품공급 상황 등만 강조할 뿐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회사 차원의 대응이나 조치에 대해서는 구체적 입장을 내놓지 않아 지역 내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한 천안시민은 "해태제과는 제품생산에 문제가 없으면 근로자들의 안전은 관심도 없다는 것 아니냐"며 "해태는 제과 분야의 유명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직원과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관리는 무책임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태제과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지난 3월 발생한 화제로 생산이 중단된 천안 공장은 재가동을 위한 마무리 정비 작업의 하나로 천장 그을음 제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천장 구조물 일부가 무너지며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고에 대한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더욱 안전한 작업환경을 갖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