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증권사의 대출 상품에 적용되는 이자율이 은행 신용대출에 비해 1.5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순이익에서 이자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50%나 돼 증권사가 거래고객에 대한 '고리대금'으로 사업을 영위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2019년 말 기준 자산 규모 상위 10개 증권사를 조사해 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이들 업체의 신용거래융자 상품 이자율은 평균 7.7%였다. 신용거래융자의 최저 금리는 3.9%(1~7일), 최고 금리는 9.5%(91일 초과)였다.
증권담보대출의 경우 기간에 따라 이자율을 책정하는 6개 업체의 이자율은 평균 7.4%로, 최저 금리와 최고 금리는 각각 6.0%(1~15일), 8.7%(180일 초과)로 나타났다. 매도담보대출은 2곳을 제외한 8개 업체가 7.5~10.0% 수준의 단일 이자율을 적용했다.
증권사 대출 상품은 담보를 받는 데도 불구하고 은행 신용등급 중 7~8등급에 해당하는 이자율(평균 7.8%) 수준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3~6등급이 이용하는 은행 일반신용대출 금리(평균 4.8%)의 1.5배 이상으로 평가된다.
증권사에서 증권담보대출을 통해 1억원을 180일 동안 이자율 8.0%로 받는 경우 하루 이자는 2만1918원이지만, 180일을 합산하면 394만5240원이나 된다.
한편 조사 대상 10개 증권사의 2015~2020년 순이익에서 순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연평균 49.6%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중 이자 수익의 비중은 대체로 10% 내외였지만, 순이익 가운데 순이자이익은 23.2~188.6% 수준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이들 10개 업체의 대손율은 평균 0.66%로, 은행보다 0.28%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물가감시센터는 "증권사에서 이자수익은 수수료 수익과 더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대손율과 이자율을 은행과 비교할 때 증권사들은 이자율을 인하할 여력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