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소비자금융 부문의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복수의 금융사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다만 씨티은행 전체 직원의 고용 승계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여 최종 인수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4일 씨티은행에 따르면 전날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매각 관련 진행 경과보고, 향후 출구전략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씨티은행은 진행 상황에 다소 변수가 있을 수 있으나, 내달 중에는 출구전략의 실행 윤곽을 제시하기로 했다.
씨티은행은 그동안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대출 등 소매금융 부문의 전체매각을 우선순위로 뒀지만 이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매각 진행 경과와 관련해 이날 현재 복수의 금융회사가 인수의향서를 접수했으나, 전체 소비자금융 직원들의 고용 승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접수된 인수 의향서들을 면밀히 검토한 후 최종 입찰대상자들을 선정할 계획”이라며 “최종 입찰대상자들의 상세 실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혔다.
씨티은행은 또 고객과 직원을 위한 최선의 매각을 위해 세부 조건과 다양한 가능성들에 대해 열린 자세로 논의하되 ‘단계적 폐지’ 절차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단계적 폐지는 고객들에게 자산을 다른 금융사로 이전하는 것을 권유하고, 직원들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면서 사업을 청산하는 방식을 말한다.
씨티은행의 직원 수는 올 1분기 기준 3477명으로 지난해 기준 직원 평균 연봉은 1억1200만원에 이른다. 여기에 평균 근속연수는 18.4년으로 시중은행 평균(15년)보다 길다.
근속연수에 따라 퇴직금 산정비율이 높아지는 퇴직금누진제를 유지하는 것도 인건비 부담 요소로 꼽힌다.
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부문 전체를 인수할 의사가 있는 금융사를 맞이했지만, 씨티은행 노동조합이 앞서 요구했던 전 직원 고용 승계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최종 매각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씨티은행 노조는 이사회를 앞두고 “코로나 팬데믹 비상상황으로 인수 가능한 후보군의 대규모 투자 전략, 계획 수립 자체가 어려운 만큼 소비자금융 전체 매각에 대한 안정적인 인수 의향자가 나올 때까지 수년 이상 충분한 시간과 대책을 갖고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