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가 5종의 코인을 원화마켓에서 퇴출하고 25종의 코인을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은행과의 실명계좌 재계약,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신고 등을 앞두고 사실상 '코인 정리' 절차에 들어갔다.
13일 업비트 홈페이지에 따르면 업비트는 오는 18일 12시부로 마로(MARO), 페이코인(PCI), 옵져버(OBSR), 솔브케어(SOLVE), 퀴즈톡(QTCON) 등의 원화 마켓 페어를 제거한다고 11일 결정했다. 제거 사유는 "원화마켓 페어 유지를 위한 내부 기준 미달"로 공지했다.
제거가 결정된 5개 코인 가운데 마로(MARO)는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관계사 '두나무앤파트너스'가 투자한 코인이다. 페이코인은 두나무의 주요 주주 케이큐브1호 벤처투자조합의 지분을 자회사 다날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다날이 발행한 것이다.
시세 조종 가능성을 막겠다며 가상자산 사업자(가상화폐 거래소) 등이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을 중개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겠다는 금융위원회 방침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업비트가 9월 25일까지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특금법 관련 신고를 마쳐야 하는 만큼, 이해 충돌 여지가 있는 코인들을 미리 폐지한 것이다.
아울러 업비트는 11일 같은 시각 "팀 역량 및 사업, 정보 공개 및 커뮤니케이션, 기술 역량, 글로벌 유동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내부 기준에 미달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코모도(KMD), 애드엑스(ADX), 엘비알와이크레딧(LBC) 등 25종 코인을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폐지'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유의종목 지정이다.
업비트는 "유의 종목 지정 후 1주일간 업비트는 해당 디지털 자산에 대한 검토를 통해 최종 거래 지원 종료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며 "이 기간에 유의 종목 지정 사유가 완벽히 소명되지 않을 경우, 업비트는 별도의 공지를 통해 거래 지원 종료에 대한 안내를 진행할 예정이며, 정확한 거래 지원 종료 일정은 거래 지원 종료 공지를 통해 안내해 드릴 것"이라고 공지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은행 실명계좌 발급과 FIU 특금법 관련 신고 과정에서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 종류가 많을수록 '위험 관리' 차원에서 감점 가능성이 큰 만큼, 이를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