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최고위에서 협의하거나 결정해야 할 일이 사전에 공개되고 발표된다면, 최고위는 형해화 되고 아무 역할도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 "당대표의 일방적 당 운영을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것이 최고위원이다. 최고위가 당의 중심이 뒤고 당무결정의 중심이 돼야 하고, 대표가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집단지성의 장으로 함께 기능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내서도 많은 고려가 필요할 것" "지금은 초기라 이해하고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최고위 위상에 대해서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
국민의힘이 새 수장으로 이준석 대표를 뽑은 이후 14일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이 한 말이다. 이 대표를 겨냥했음은 물론이다. 새 대표 군기잡기에 나섰다고 할까. 김재원은 최고위원 중 나이가 가장 많다. 결론적으로 말한다. 나잇값을 했으면 한다. 적어도 첫날 회의에서 할 말은 아니었다. 덕담을 하는 게 맞지 않았을까. 제일 연장자로서.
가령 이렇다. “우리 이 대표를 모시고 정말 잘해 보자”라고 했더라면 김재원이 더 주목을 받았을 지도 모른다. 김재원은 어떤 사람인가. 원조 친박으로 분류됐던 사람이다. 변신에 능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가 걸어온 길을 보면 알 수 있다. 김재원도 검사 출신. 이번에도 그랬다. 원외인 그가 최고위원에 출마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조금 생뚱맞다고 생각했다. 격에도 맞지 않아서다. 3선에 정무수석까지 지낸 사람이다.
비록 최고위원에 당선됐지만 조수진 배현진 의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4명 가운데 정미경 전 의원만 가까스로 제쳤다고 할까. 1등을 했더라면 또 달랐을 것도 같다. 최고위원 득표율이 전부는 아니지만, 최고위원 구성원이 됐으면 이 대표를 격려하는 게 옳았다. 이 같은 김재원의 견제성 발언을 두고 “저 사람 왜 저러지”라고 하는 비아냥도 나왔다고 한다.
실제로 이 대표는 최연소 의원인 배현진 보다도 두 살이 적다. 김재원은 이 대표보다 21살이나 많다. 김재원은 첫날부터 군기를 잡아 놓아야 한다고 속좁은 생각을 했을 듯 하다. 그런데 오히려 자기 얼굴을 깎아 먹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고 할까. 국민의힘은 무조건 바뀌어야 한다. 이준석은 사실상 국민이 선택했다고 할 수 있다. 당원 투표에서는 나경원에 지고도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월등히 이겨 당 대표가 된 것이 그렇다. 김재원의 경우 당원들이 뽑아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김재원이라면 이렇게 얘기했을 것이다. “국민들이 우리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를 중심으로 달라져야 합니다. 국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그래야 내년 대선도 이깁니다. 우리 최고위원도 힙을 합칩시다” 이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김재원은 지금쯤 후회하고 있을까. 그런 사람도 아닌 것 같아 다소 아쉽다.
물론 이준석이 못 하면 야단을 쳐도 된다. 그러나 예전처럼 군기잡는 형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 역시 과거의 유물이다. 이제는 모두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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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