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지난 4월 시중에 풀린 돈이 3363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로 급증했다. 부동산·주식 관련 투자 수요가 이어지면서 자산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4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4월 시중 통화량(계절조정·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3363조6775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1.5%(50조6000억원) 증가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1.4%(344조원) 늘어난 수준으로 2002년 통계 편제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M2는 시중에 유통되는 현금과 만기 2년 미만의 예금, MMF(머니마켓펀드) 등을 합한 것으로 시중에 풀린 현금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4월 통화량의 급증세는 기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이끌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기타 금융기관의 통화량은 543조5118억원으로 전월 대비 3.2%(16조9000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 4월 말 진행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자금이 대거 유입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SKIET 공모주의 청약증거금에만 80조9017억원이 몰린 바 있다.
기업 부문의 통화량은 988조7406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1.6%(15조7000억원) 증가했다.
정진우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차장은 “SKIET 공모주 청약자금 유입과 중소기업의 경우 국책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저금리 대출 등 금융지원으로 9조5000억원 규모 자금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업은 회사채 발행과 유상 증자 등으로 자금을 확보한 만큼 5조 정도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4월 규모가 가장 많이 늘어난 금융상품은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20조4000억원)이었다.
경제 주체별로는 SKIET 공모주 투자자가 많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와 청약 증거금이 들어온 기타금융기관(증권사 등)의 자금이 각각 9조9000억원, 16조9000억원 증가했다.
주택자금 대출 등 부동산 자금 수요가 이어지고 주식과 비트코인 등 ‘빚투’(빚내서 끌어모아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등에 따른 영향을 받았다.
정진우 차장은 “5월에도 시중 통화량의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증가폭은 4월보다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